[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이 국정농단 핵심 인물인 최순실씨 측근이었던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를 체포하자 고 전 이사 측이 강력히 반발하며 12일 법원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했다. 양측은 사전 출석 의사를 밝힌 부분 관련해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이날 고 전 이사 측이 지난 10일 검찰에 미리 출석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그건 그렇지 않다. 변호사 전화가 오는데 선임계 내지 않은 상태에서 인정할 수 없다"며 "그 이후 (고 전 이사가) 연락을 끊고 잠적했다"고 밝혔다.
전날 특수본은 "법원으로부터 고 전 이사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서울중앙지검에 인치했다"고 밝혔다. 이후 체포 이유에 대해 "고 전 이사가 지난주 후반경부터 수사기관 연락에 일체 응하지 않아 체포영장을 발부받은 것"이라며 "고 전 이사로부터 변호사 선임계가 아직 접수된 바 없고 변호사 측과 검찰이 소환 일정을 조율 중이었다는 일부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강조했다.
고 전 이사가 연락에 응하지 않았다는 검찰의 해명에 고 전 이사 측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중앙지법에 체포적부심사를 청구하며 강력히 반발했다. 고 전 이사를 변호하고 있는 법무법인 양재는 "10일 변호인이 담당검사실 수사관과 직접 통화해 소환에 응하겠다고 분명히 의사를 밝히고 일정을 다시 조율하기로 했다. 우편으로 변호인 선임계도 냈다"며 "하루가 지나고 선임계가 안 들어왔다며 체포영장을 집행한 것은 부당한 처사"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고 전 이사가 최씨와 친분을 활용해 관세청 인사에 개입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고 전 이사는 김모 전 대구세관장을 인천세관장 자리에 앉히고 2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다. 알선수재 및 사기 등 혐의다. 고 전 이사 관련 사건은 특수본이 아닌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정순신)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가 맡고 있다. 두 부서는 각각 별개의 고 전 이사 혐의를 두고 수사를 펼치고 있다.
검찰은 체포 후 최대 조사시한인 48시간 동안 고 전 이사를 조사한 뒤 13일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다만 이날 오후 2시 열리는 고 전 이사의 체포적부심 심문 결과에 따라 상황은 유동적으로 변할 수 있다.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가 지난해 12월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국정조사 2차 청문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