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인도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중국산 스마트폰에 반덤핑 관세 부과 등 수입 규제를 요구하고 나섰다. 자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위기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업계 경영진은 최근 정부 관료들에게 중국산 스마트폰의 공세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요구했다. 인도 스마트폰 업계 2위(매출기준)인 인텍스테크놀로지의 나렌드라 반살 회장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중국 정부로부터 보조금을 받아 성장했다"며 "해외 철강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중국 스마트폰에도 반덤핑 관세를 매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모든 아이들은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다"며 "정부는 더 자국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인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마이크로맥스의 수바지트 센 최고마케팅책임자(CMO)도 "인도 정부가 중국만큼 보조금을 지불할 수 없다면 수입 스마트폰과 부품에 매기는 부담금이라도 증가시켜야 한다"며 "중국과 인도 스마트폰 사이의 격차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인도 시장 점유율 3위권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인도 스마트폰 제조업체 카르본의 프라딥 자인 최고경영자(CEO) 역시 "중국 기업들은 광고비 지출도 엄청나다"며 "정부가 무슨 수를 쓰지 않으면 인도 업체들은 물론, 인도 정부도 큰 손실을 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이 자국 정부에 중국산 스마트폰에 대한 진입 장벽을 요구하는 것은 중국 업체들의 빠른 시장 장악에 원인이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샤오미·레노버·오포 등 중국 제조업체의 점유율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의 46%를 차지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4% 급등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인도 현지 제조업체의 점유율은 54%에서 20%로 추락했다. 인도 업체들이 중국산 스마트폰에 위기의식을 느낄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한편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인도를 차세대 시장으로 지목하며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인도 시장은 선진국 시장과 달리 저가형 제품의 인기가 높고, 스마트폰 보급률이 39%에 불과해 성장 가능성 또한 매우 크다는 판단이다. 자국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도 환경이 비슷한 인도에 집중하는 원인이 됐다.
18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인도 스마트폰 업계 경영진들은 최근 정부 관료들에게 중국산 스마트폰의 공세에 대응한 자국 산업 보호 조치를 요구하고 나섰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