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은 병명이 생소하지만 우리나라 인구 중 약 10%가 겪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으로 꼽힌다.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듯이 간지러운 느낌이 들거나 통증을 호소하는 것이 대표적인 증상이며 안절부절못하면서 다리를 움직여야 해서 하지불안증후군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발병 원인은 아직 확실히 규명되지는 않았지만, 철분 부족으로 인한 도파민 불균형 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생리, 임신 등으로 철분 부족 현상을 흔하게 겪기 때문에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도 남성보다 여성이 많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수면장애인만큼 수면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병명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아 증상이 비슷한 하지정맥류, 척추관 협착증, 말초신경 장애 등과 혼동돼 초기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더러 있다. 해당 질병의 수술까지 받고도 증상이 사라지지 않아 그때서야 수면 전문의를 찾기도 한다.
심하지 않은 하지불안증후군의 경우에는 따뜻한 찜질, 마사지, 적당한 운동을 통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지만 점점 증상이 심해진다면 우선 운동억제검사, 수면검사, 혈액검사 등으로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철분 부족으로 인한 하지불안증후군에는 약물이 아닌 고용량 철분 주사가 치료제로 쓰인다. 철분 부족이 도파민 부족을 초래하는 만큼 철분을 충분히 보충하면 대부분 증상이 개선된다. 철분 부족이 아닌 다른 원인 때문이라면 환자의 상태에 맞는 약물 처방으로 약물 부작용과 내성을 최소화하는 치료를 진행하게 된다.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은 “하지불안증후군 환자들은 다른 수면장애를 함께 겪고 있는 경우도 많아 야간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환자의 상태를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며 “증상이 심해질수록 깊은 잠을 자지 못하게 되며, 낮 동안의 심한 피로를 호소하게 되는 만큼 초기에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