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2004년 영화 '아이, 로봇'은 2035년 미래를 그린다. 영화 속에서는 인공지능(AI)이 탑재된 인간형 로봇, 자율주행차, 홀로그램(3차원 입체영상) 통화 등 상상의 기술들이 등장한다. 10여년전 기술로는 도저히 구현하지 못할 상황들이다. 하지만 지금 영화 속 상상의 기술들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우리 생활 속에 하나둘 모습을 갖춰가고 있다.
‘아이, 로봇’이 보여준 미래 기술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근간에 차세대 통신망 5세대(5G) 네트워크가 자리한다. 5G는 아직 국제 표준도 정해지지 않은 초기 단계이지만 일반적으로 4세대 롱턴에볼루션(LTE)보다 1000배 가량 빠른 통신망을 말한다. 또 데이터 전송에 끊김과 지연이 없는 안정적인 네트워크로 동시에 수많은 기기를 연결할 수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필수 인프라다.
지난해 8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열린 하계올림픽 사격 50m 권총 금메달리스트 진종오 선수와 서울에 있던 황창규 KT 회장이 홀로그램 통화를 하고 있다. 홀로그램 통화는 5G 시대 보편화될 미래 기술 가운데 하나다. 사진/뉴시스
의료·제조·농업 모든 게 바뀐다
5G가 본격화된 미래의 산업은 현재와는 많이 다를 것으로 전망된다. 제조업은 물론 의료와 에너지, 심지어 농업까지 모든 산업이 네트워크를 통해 융합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2035년 5G의 세계 경제 기여 효과가 12조3000억달러(한화 1경3958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미국 전체 소비지출과 비슷한 수준이다. 의료는 5G 시대 발전잠재력이 가장 큰 분야로 꼽힌다. 빠르고 안정적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원격 진료가 보편화되고 사물인터넷(IoT)으로 연결된 다양한 의료기기들이 보내는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 기술도 진보할 전망이다.
자동차 산업에서도 5G는 매우 중요하다. 자율주행차가 보편화되면 모든 자동차와 도로, 보행자가 서로 연결된다. 이를 통해 운전자가 미처 인지하지 못한 위험을 피하고 실시간 교통흐름을 최적화하는 등 안전하고 편리한 주행이 가능해진다. 1차 산업인 농업도 예외일 수 없다. 5G 통신과 연결된 로봇이나 드론 등 각종 기기들이 자동으로 농장을 관리하고 곡물 수확의 효율성을 높이는 등 첨단 산업으로 발전할 전망이다.
한국이 5G 선도
우리나라는 전자업체와 통신사들을 중심으로 5G 시대를 선도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내년에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5G 투자를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통신시설이 가장 잘 갖춰진 국가 중 하나이면서 삼성전자 등 세계적인 전자업체를 보유해 5G 구축의 선두에 서 있다.
글로벌 기업들도 한국 통신업체와의 협업에 적극적이다. SK텔레콤은 핀란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와 5G 연구개발센터를 열었고 KT도 노키아, 에릭슨 등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황창규 KT 회장은 지난 2월 열린 MWC 2017에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세계 최초로 5G 시범서비스를 실시하고 2019년 5G 서비스를 상용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