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일동제약(249420)이 만성B형간염치료제 '베시보'의 시판허가를 승인받았다. 올해 허가된 첫 국산신약이다. 국산신약은 1999년 1호가 승인받은 이후 18년만에 28개로 늘었다. 국산신약 R&D가 양적으로는 성장했지만 대다수가 내수용에 그치고 있어 글로벌에서 상업적 성공은 넘어야 할 과제로 꼽힌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일동제약은 2012년부터 베시보 개발에 착수해 5년만에 허가승인에 성공했다. 국내에서 실시한 임상시험을 통해 약효와 안전성을 입증했다. 약가협상 등을 거쳐 올해 하반기 출시할 예정이다. 베시보는 LG화학(051910)(옛 LG생명과학)이 초기에 개발한 약물이다. 일동제약은 2012년 LG화학과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국내 권리를 확보했다. 국내를 제외한 해외 권리는 LG화학이 가지고 있다.
베시보는 뉴클레오티드 계열 만성B형간염치료제다. 국내에서 만성B형간염치료제 시장은 2500억원대 규모로 알려진다. 같은 계열 치료제는 길리어드가 개발한 '비리어드(1170억원)', GSK의 '헵세라(105억원)'가 있다. 외산 제품이 주도하고 있는 만성B형간염치료제를 국산화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신약이란 화학구조나 본질 조성이 새로운 신물질 의약품을 말한다. 국산신약 1호는
SK케미칼(006120) '선플라주'가 1호다. 이후 2001~2005년 9개, 2006~2010년 5개, 2011~2015년 11개의 국산신약이 허가를 받았다. 지난해에는 1개 제품이 승인을 받았다.
매년 국산신약 허가 건수가 늘고 있어 30호 탄생도 머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에 따르면 2015년 기준 40개 주요 제약사의 신약개발 라인은 474개다. 2009년(35개사 기준) 신약개발 라인 159개보다 3배 이상 늘었다.
국내 제약업계의 신약 R&D는 양적으로 진일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업적 가치를 인정받은 국산신약은 일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대형약물로 인정받는 100억원을 넘는 국산신약은 3개뿐이다. IMS데이터 기준, 지난해 LG화학 당뇨치료제 '제미글로가 460억원',
보령제약(003850) 고혈압치료제 '카나브'가 340억원,
일양약품(007570) 항궤양제 '놀텍'이 130억원을 기록했다. SK케미칼 발기부전치료제 '엠빅스'가 76억원,
대원제약(003220) 소염진통제 '펠루비'가 67억원,
동아에스티(170900)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가 60억원 순이었다. 대다수의 신약들은 20억원 미만에 그쳤고, 시장성이 떨어져 시장에서 철수하기도 했다.
일부 국산신약들이 해외진출을 시도했지만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혁신성과 진보성이 부족해 글로벌 신약들과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신풍제약(019170) 말라리아치료제 '피라맥스', 일양약품 백혈병치료제 '슈펙트',
한미약품(128940) '올리타' 등은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해외임상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들이 R&D를 강화하면서 앞으로도 다양한 국산신약들이 출시될 것"이라며 "글로벌 국산신약이 나오려면 개발 초기 단계부터 내수보다 해외진출을 목표로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