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국내 소상공인 업계의 체격은 커졌지만 체력은 약해져 가고 있다. 이에 따라 창업부터 성장과 퇴로 단계로 이어지는 생애주기에 맞춤지원으로 서민경제의 근간인 소상공인들의 자생력을 확보하자는 의견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25일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중기중앙회에서 중소기업학회와 공동으로 '새 정부의 유통산업 경쟁력강화를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새 정부의 소상공인 정책과제'를 발표한 노화봉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소상공인본부장은 "환경변화에 대한 대응이 미흡하고, 생계형 업종 중심의 과밀 창업이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이와함께 도시형소공인에 대한 지원이 부족하고 임대료 상승으로 상권에서 내몰리는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 당면 과제"라고 진단했다.
국내 소상공인 수는 2014년 기준 전체 사업체수의 86.4%(306만개), 전체 종사자수의 37.9%를 차지한다. 전체 사업체 비중으로 봤을때 미국(47.8%)이나 일본(62.7%)에 비해 국내 경제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하지만 그 숫자만 늘었을 뿐 내실은 갖추지 못했다는 평가다. 소상공인 사업체는 최근 10년간(2005~2014년) 53만개가 늘었으며, 종사자 수도 117만명이 증가했다. 그러면서 전체 소상공인 매출은 지난 2010년 405조원에서 2014년 516조원으로 증가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체격만 커졌을 뿐 체력은 오히려 떨어졌다. 영업이익률은 2010년 16.7%에서 2014년 11.6%로 하락했다.
생계형 과밀창업도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소상공인실태조사에 따르면 49%가 음식점업과 도소매업 등 생활밀착형 업종에서 과당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숫자늘리기에 급급한 지원이 아닌 성장과 재기 등 생애주기에 맞는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노 본부장은 "소상공인 정책이 창업, 성장, 재기 등 생애주기단계별로 맞춤 지원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과당경쟁 완화와 유망업종을 중심으로 한 준비된 창업이 유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나들가게·물류센터의 협업화·조직화를 통한 성장 지원과 함께 재기 지원을 위해 생업안전망 확충이 필요하다는 방안을 제시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올해 기존 보호 위주에서 육성 위주의 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해 성과창출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창업단계에서는 과밀창업을 억제하고 유망업종 중심의 준비된 창업을 촉진할 방침이다. 성장단계에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서는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네트워크형 육성에 초점을 맞춘다. 퇴로단계에서는 한계 소상공인의 업종 전환을 추진하고 공제, 사회보험 가입 등으로 생업안전망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