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한·일 롯데그룹의 지주회사격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 배제됐다. 이로써 신 총괄회장은 1948년 ㈜롯데라는 이름으로 일본에서 롯데그룹을 창립한 지 약 70년 만에 사실상 롯데그룹 경영에서 완전히 손을 떼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24일 오전 도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이번에 임기가 만료된 신 총괄회장을 새 이사진에서 배제하는 안을 의결했다.
롯데그룹에 따르면 이번 주총을 통해 신동빈 회장과 사외이사 2명을 포함한 8명이 재선임 됐으며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이사직을 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물러나게 됐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롯데 일본 계열사의 지주회사일 뿐 아니라 한국 롯데의 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지분 19%를 보유한 롯데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이다.
신 총괄회장은 지난해 롯데제과와 롯데호텔 이사직에서 물러난 데 이어 지난 3월에는 롯데쇼핑 이사직도 내려놓는 등 자연스럽게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는 수순을 밟아왔다. 현재는 롯데 계열사 중 롯데알미늄 이사직만 유지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임기가 만료되는 오는 8월 물러날 공산이 크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네 번째 반란'도 실패로 끝났다. 신 전 부회장은 이번 주총에 본인을 비롯한 4명의 이사 선임안과 신동빈 회장 등 현 경영진의 이사직 해임안을 제기했으나 모두 부결됐다.
이에 따라 신 회장은 일본 롯데까지 장악하며 한·일 롯데 공조를 통한 '동반성장'과 일본 롯데에 대한 투자 확대에 적극 나설 수 있게 됐다. 최근 일본 롯데는 50년 만에 대규모 투자를 결정해 올해 약 320억엔 투자해 초콜릿 중간원료 공장을 신설하기로 한 상황이다.
롯데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한 현 경영진에 대한 주주들의 지속적인 신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며 "2015년부터 신동빈 회장이 한일 통합경영을 시작하면서 일본 롯데 실적이 개선되고 미래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되면서 주주들이 신뢰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과 그의 부친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4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롯데그룹 오너가 비리'와 관련 1차 공판을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