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기자] 전국법관대표회의(판사회의)에서 현안조사소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최한돈 인천지법 부장판사(사법연수원 28기)가 사직서를 제출했다. 양승태 대법원장이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거부를 거부한 데에 대해 항의표시로 풀이된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법원 내부방에 '판사직에서 물러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추가조사를 거부한 것은 우리 사법부의 마지막 자정 의지와 노력을 꺾어 버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저의 충정과 올해 초 한 젊은 법관이 그 직을 걸고 지키려고 했던 법관의 양심이 대법원장님에 전달돼 현안으로 제기된 여러 가지 의혹이 해소될 수 있는 조치가 이루어지길 간절히 염원한다"고 말했다.
최 부장판사는 1차 판사회의에서 법관대표 5명으로 구성된 현안조사소위의 위원장으로 선출돼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지난 10일에는 법원행정처에 각종 요구사항을 전달했으나, 양 대법원장은 추가조사에 대해 '교각살우'라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전국 법원의 대표 판사 100명이 모인 지난달 1차 판사회의는 ▲'사법부 블랙리스트' 조사를 위한 권한 이임 ▲사법행정권 남용 책임자 인사 조치 ▲판사회의 상설화 ▲대법원장의 입장과 문책 계획 등의 요구를 담은 결의안을 대법원에 전달했다.
오는 24일 열리는 2차 판사회의에선 양 대법원장이 사법부 블랙리스트 추가조사 거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예정이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대법원 로비에서 열린 조재연, 박정화 대법관 취임식에서 양승태 대법원장이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