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한국항공우주(047810)산업(KAI)을 둘러싼 검찰의 방산비리 수사가 분식회계 혐의로 번지면서 주가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아직 명확한 혐의점이 확인되지 않은 데다 전직 임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낙폭 과대 우려에 주가는 이틀째 상승했다.
7일 KAI는 전날보다 1900원(4.87%) 오른 4만9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 거래일인 4일 1.3% 오른 데 이어 이틀째 상승이다.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된 지난 2일부터 이틀간 주가가 20% 넘게 빠진 뒤 소폭 반등하는 모습이다.
KAI에 대해 검찰이 압수수색을 시작한 건 지난달 14일이다. 26일에도 경남 사천 본부와 서울사무소 등 6~7곳에 대해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방산비리 수사가 본격화했다는 소식에 KAI는 3거래일 연속 급락을 면치 못했다. 이후 이번에 제기된 수리온 관련 불확실성이 과거 문제제기가 됐다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주가는 등락을 반복했다.
KAI 주가가 다시 출렁인 건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지난 2일 검찰이 KAI의 수천억원 대 분식회계 정황을 포착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급락을 면치 못했다. 검찰은 금융감독원에 KAI의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회계감리를 요청한 상태다.
압수수색 후 저점 매수를 권유하던 증권사들도 분식회계 혐의에 발을 빼는 모습이다. 삼성증권이 가장 먼저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목표주가를 7만8000원에서 4만3000원으로 낮췄다. 미래에셋대우와 대신증권, BNK투자증권도 일제히 매수 의견을 거두고 목표주가를 대폭 낮추거나 유보했다.
원가 조작을 통해 개발비 편취 수준이었던 방산비리 의혹이 회계부정 혐의로 확대된 것은 기업에 대한 신뢰 훼손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성기종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분식은 기업가치를 완전히 다르게 해석할 수 있는 평가요인으로, 기업이 제공하는 자료에 기반한 기존 예측을 믿을 수 없는 상황에서 투자의견을 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리 의혹을 받는 전직 임원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점은 향후 검찰 수사 진척에 방해가 될 수 있는 만큼 우려가 과도할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금감원의 감리 결과도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의혹이 확인될 때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