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 기자] 국내 동물 백신 시장은 2200억원 규모로 추산되고 있다. 하지만 이 시장의 80% 이상은 다국적기업이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시장에
우진비앤지(018620)는 도전장을 냈다. 지난 2015년 9월 충남 예산군에 동물백신 제조 전용공장을 착공했다. 이어 지난 3월에는 준공을 완료했으며 지난 6월에는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았다. 회사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이 생긴 것이다.
영등포구 경인로의 에이스하이테크시티에 위치한 우진비앤지의 서울사무소를 방문했다. 우진비앤지는 2008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된 동물용 의약품 제조업체다. 동물 및 인체용 균주 50여종올 기반으로 60여가지의 동물용 항생제와 영양제 등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서울사무소외에 화성공장과 충남 예산에 동물백신 제조 공장을 보유하고 있다.
우진비앤지 서울사무소에는 통합지원, 기획조정, 마케팅학술사업, 해외영업본부 등이 있다. 기존에 백산사업본부 연구행정동도 있었으나 백신 공장이 준공되면서 그쪽으로 이전을 했다.
내부를 둘러보고 곧바로 강재구 우진비앤지 대표를 만났다. 강 대표는 “2020년까지는 국내 넘버1 백신업체, 2025년까지 글로벌 탑10으로 키우고 싶다”는 목표를 밝혔다.
강재구 우진비앤지 대표. 사진/유현석 기자
◇동물용 백신 시장 진출로 신성장 동력 확보”
회사는 동물 백신 시장에 진출하게 된 이유를 지속 성장을 위한 결정이라고 강조한다. 현재 우진비앤지의 주력인 동물 의약품(치료제) 시장의 경우 비교적 낮은 진입장벽으로 인해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강재구 대표는 “백신을 하게 된 이유는 사업아이템의 확장 및 지속성장을 위한 결정”이라며 “동물 의약품의 경우 가격도 낮은데 백신의 경우 최소 20%의 영업이익도 가능할 수 있는 사업부문”이라고 설명했다.
우진비앤지는 충남 예산군 응봉면에 연간 1억5000만 도즈(dose·1회 투약분)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준공했다. 현재 12개의 동물용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1호 동물백신은 유행성 돼지설사병(Porcine Epidemic Diarrhea-M PED-M)’이다. 지난 4월 제품 허가를 취득했다. PED는 돼지의 설사병 예방에 필요한 백신으로 국내 최초 백신 균주 개발로 특허 등록까지 마쳤다. 강재구 대표는 이 제품의 본격적인 매출이 오는 10월부터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다. 동물백신 시장의 경우 전세계 6조5000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특히 우진비앤지가 개발하고 있는 12개 백신의 경우 국내 타겟 시장규모는 890억원, 글로벌로는 1조700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 밖에 기대되는 분야는 반려동물 전용 백신이다. 회사는 지난 5월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 연구개발사업’으로 수출전략형 펫용 치료제 개발 연구과제에 선정됐다. 6종의 반려견 백신 개발을 진행한다. 오는 2019년 12월까지 농림부로부터 약 11억원의 연구비를 지원받는다. 특히 회사는 단순 반려동물 백신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로도 사업을 연계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강 대표는 “반려동물 시장은 산업동물과 다른 시장인 만큼 브랜드와 제품 품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추후에는 장례식장, 호텔, 카페와 같은 후속적인 사업분야와 연계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우진비앤지 서울 사무소 입구의 모습. 사진/유현석 기자
◇“해외서 수출도 이어질 것”
우진비앤지는 국내 동물약품회사로는 최초로 인도 글로비온과 백신 제조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이어 지난 5월에는 불가리아 업체인 휴베파마와 2종의 백신 생산 공정 개발 및 대량생산 공정 개발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강 대표는 “미주지역은 다각적으로 판매 경로를 찾고 있는 상황으로 전략 중 하나로 기술이전으로 수출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며 “미주 쪽에서 현재 PED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는 곳이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동물용 백신이 출시 된 후 바로 해외에서의 수요도 나타날 것으로 강 대표는 기대했다. 그는 “해외 쪽에서 우리가 백신을 하면 바로 접목을 시켜 줄 수 있는 곳들도 있다”며 “현재 베트남과 러시아 쪽에서 반응이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회사의 실적은 매년 성장하고 있으나 영업이익 측면에서는 부진한 상황이다. 공장 신축 등으로 투자가 들어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영업이익도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2013년 20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278억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7억6900만원이었던 영업이익은 2015년 적자로 전환했다. 지난해 흑자전환했으나 1억2600만원에 불과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57억, 영업손실 5억원을 기록, 작년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줄었으며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그는 “백신공장을 지으면서 대규모 투자가 이뤄졌고 여기에 연구개발(R&D)까지 들어가다보니 영업이익이 좋지 않았다”며 “영업이익의 경우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올해 실적 전망치로 제시한 300억원도 회사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백신이 10월 출시될 예정이고 기존 사업부도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라며 “기술수출 관련 금액도 들어올 예정인 만큼 어느정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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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현재보다 미래를 봐야하는 기업"
현재 우진비앤지에 대한 레포트를 내놓은 곳은 한국투자증권 한 곳이다. 이 증권사가 전망한 우진비앤지의 올해 실적 전망치는 매출 312억원, 영업익 26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한 주가수익비율(PER)은 36배 수준이다. 하지만 내년 실적 전망치로 했을 때는 18배로 떨어진다.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우진비앤지의 내년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392억원과 53억원이다.
박경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당장 주가를 보면 비싼 것 같지만 우진비앤지는 할 수 있는 것이 많은 기업”이라며 “내년 백신후보물질 중 3개가 나오고 공장도 본격적으로 가동한다면 이미 국내에 시장이 형성돼 있는 만큼 내년 실적 전망치 달성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기업의 경우 올해보다는 내년과 내후년 등 장기적인 관점으로 봐야한다”고 덧붙였다.
다른 증권사 한 연구원은 “우진비앤지의 경우 투자한 부분이 많은 만큼 리스크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내년 공장 가동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탐방 후 증권업계의 이야기를 종합한 결과 우진비앤지의 경우 성장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었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동물용 백신 공장을 유일하게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럽연합(EU) 우수의약품제조관리기준(GMP) 수준을 갖췄기 때문이다. 공장이 본격적으로 가동되면서 이익도 높은 수준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