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올 상반기 상위 제약사의 신약 R&D 투자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R&D 투자금을 늘리기보다는 비용 절감과 기존 신약 임상시험의 안정적인 유지에 힘썼던 것으로 보인다. 업체 중에선
한미약품(128940)이 R&D에 가장 많은 비용을 사용했다.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상위 10개사(매출 기준) R&D 투자비는 3744억원으로 전년 동기(3595억원) 대비 4% 증가했다.
R&D 투자 1위 업체는 한미약품이었다. 한미약품은 상반기 794억원을 신약 개발에 투자했다. 2위인 녹십자에 비해 1.4배 정도 많은 투자비다. 한미약품의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17.4%를 보였다. 한미약품은 가장 많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제약사다. 한미약품이 공개한 파이프라인은 3상이 3개, 1상과 2상이 각 5개, 전임상이 10개다.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임상이 진행되면서 막대한 R&D 비용이 사용되고 있다.
전체적으로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는 감소했다. 10개사의 매출액 대비 R&D 비용은 10.4%로 전년 동기 대비 0.1%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10개사의 매출액은 3조6162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4310억원) 대비 5% 증가했다. 공격적인 R&D 투자보다는 기존 신약후보물질의 안정을 꾀했다는 설명이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동아에스티 15.8%, 대웅제약 12.7%, 종근당 11%, 녹십자 10.9% 등으로 나타났다. 제약사 매출 1위 유한양행은 6.8%에 그쳤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의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이 전년동기대비 각각 1%포인트, 2.1%포인트 하락했다. 나머지 제약사는 매출액 대비 R&D 투자액 비율이 전년비 상승하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올 상반기 임상시험은 342건으로 전년 동기(295건) 대비 16% 증가했다. 임상 단계별로는 3상 시험이 10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1상 시험이 74건, 연구자 임상시험이 63건 2상이 33건, 2b상 22건, 1·2상(1상과 2상 동시 진행)이 18건 등의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제약사들은 글로벌 신약 개발을 목표로 내수 시장 부진 속에서도 점진적으로 R&D 투자금을 늘려왔다"며 "신약 개발은 장기적 안목으로 접근해야 하는 만큼 꾸준한 투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신약후보물질 검증과 해외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제약사가 늘어나면서 R&D 비용은 계속 증가할 것"며 "전체적으로 기존 R&D 비용을 유지하되 외형이 성장해 상대적으로 매출 대비 연구비가 하락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강조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