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위기에 빠진 CJ푸드빌의 구원투수로 나선 구창근 대표가 지난 7월 17일 취임한 이후 100일째를 맞았다. 올해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첫 인사였던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구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지만, 만성적자 탈출이라는 과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여전히 가시밭길이 예고되고 있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달 중국 베이징법인, 상하이법인에 각각 100억원과 76억원 규모의 채무보증을 단행했다. 올해 들어 중국 절강성 법인과 인도네시아 법인에 각각 540억원, 65억원의 채무보증을 실시한 데 이어 빚보증만 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그룹 차원의 투자가 이어지는 등 전폭적 지원이 뒤따르고 있다는 점은 희망적인 부분이다.
CJ그룹은 지난 7월 비정기 인사를 통해 44세의 젊은피로 분류되는 구창근(사진) CJ주식회사 부사장을 CJ푸드빌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구 대표는 지난 2010년 삼성증권 식음료 담당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CJ그룹으로 합류했다. 이후 CJ주식회사 기획팀장, 전략1실장 등을 지냈다.
구 대표의 최우선 현안은 회사의 만성 적자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 기준 22억7000만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직전년도에도 41억4000만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기간을 넓히면 회사가 공시를 통해 실적을 공개한 2011년 이후 지난해를 제외하고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 중이다.
회사의 적자 배경은 해외법인의 부진 때문이다. 지난해만 해외 지역에서 153억원 이상의 손실이 발생했다. 2015년에는 203억원 가량을 손해봤다.
하지만 누적되는 적자에도 해외법인에 대한 투자는 이어지고 있다. 이 모든것이 CJ푸드빌이 청사진으로 제시한 2020년까지 글로벌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이고 글로벌 톱10 외식기업으로 발돋움한다는 비전 달성을 위한 조치다.
그룹이 거는 기대가 큰 만큼 구원투수로 낙점된 구 대표의 어깨도 무거울수밖에 없다. 취임 후 보낸 100일이라는 시간이 의미있는 성과를 보여주기엔 부족한 시간이지만, 만성적자 해결과 해외사업 흑자전환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된다.
하지만 누적된 적자에 본사 자금 사정도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해외법인 출자와 운영자금을 위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고 있지만 1년 안에 갚아야 할 금액이 1700억원을 넘어 부담이 되고 있다.
구 대표는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이자 업계안에서도 이례적으로 젊은 40대 CEO다. 업계에선 구 대표의 이력을 감안할때 최근 몇 년간 확장 중심의 경영방침을 지양하고, 내실화를 다지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사업간 구조조정도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미 구 대표가 선임되기 앞서 지난 4월 회사가 운영하던 외식 브랜드 4개를 계열사인 CJ제일제당에 넘긴 바 있다. 향후에도 사업부 구조조정을 통해 내실화를 꾀할 것이라는 게 회사 안팎의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모든 외식브랜드가 해외사업에서 부침이 크지만, 장기적 관점의 투자를 앞세워 확장 일변도를 내세웠던 CJ푸드빌의 손실규모는 당장 커다란 리스크가 되고 있다"며 "전략통인 구 대표가 100일 이라는 시간동안 사업구조를 파악하는데 시간을 보냈다면 앞으로 본격적인 내실을 다지는데 주안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CJ푸드빌의 푸드월드 중국 베이징점과 구창근 대표. 사진/CJ푸드빌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