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스테이 찾은 외국인 고객이 강제 체크아웃 당한 사연

미숙한 프론트 직원, 영어 잘못 알아듣고 무단으로 짐 빼
내한 공연 온 피해자 A씨 "황당한 일에 사과도 없어"

입력 : 2017-10-31 오전 9:22:14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신라호텔의 동생 격으로 '신라호텔의 가치를 담아'라는 슬로건 아래 운영되는 비즈니스호텔 '신라스테이'가 명성에 걸맞지 않는 허술한 고객 대응으로 눈총을 샀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공연을 위해 내한한 비엔나 챔버 플레이어즈 소속 수석 연주자 A씨는 '신라스테이 광화문'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호텔측이 투숙 중 공연을 위해 호텔을 나온 A씨에게 연락해 "체크아웃을 했는데 왜 방에 짐을 그대로 두고 갔느냐"며 "프론트에 짐을 보관중이니 찾아가라"고 통보한 것이다.
 
한창 공연을 준비하던 A씨는 황당했다. 이미 4박5일 투숙 예약을 했고 체크아웃을 한 사실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는 호텔측에 "체크아웃 한 적이 없다"고 항변했지만, 호텔측은 재차 "고객으로부터 객실 카드키도 반납받았으니 체크아웃이 맞다"고 오히려 반박을 했다.
 
공연 준비로 한창 분주해야할때 '체크아웃' 여부를 두고 호텔측과 1시간 넘게 실랑이를 했지만, 호텔측은 A씨의 말을 믿지 못하는 듯 "CCTV를 확인하고 연락을 주겠다"고 했다. A씨는 "내 말을 믿지 못하고, 범죄 용의자도 아닌데 CCTV를 확인하겠다는 호텔측 처사에 매우 불쾌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은 A씨가 속한 팀의 공연 1시간 전부터 공연이 끝날때까지 지속됐다. 결국 CCTV를 확인한 호텔측은 공연이 종료되고 A씨에게 다시 연락을 해왔고 "CCTV 확인결과 객실 카드를 받지 않은 것 같다"며 자신들의 실수임을 인정했다.
 
CCTV 확인 결과 A씨가 "객실이 더워 히터를 확인해달라"는 요청을 했고, 프론트 직원이 이를 "체크아웃을 해달라"고 잘못 알아들은 것이 발단이 됐다. A씨는 "외국인 투숙객도 많은 호텔에서 기본중의 기본인 체크아웃도 못 알아듣는 직원을 프론트에 배치하는게 납득이 안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리고 A씨는 호텔측이 무단으로 자신의 악기와 짐을 건드리고, 체크아웃 시킨 것에 마음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특히 이날 제대로 연주에 집중하지 못해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이 컸다.
 
공연 주최측 관계자는 "호텔측의 책임 있는 답변을 듣고자 했지만 총지배인도 아닌 중간 관리자가 나서서 그냥 직원들 잘못이니 미안하다고 넘겨버렸다"며 "행사 주최자 입장에서도 섭외한 연주자들에게 신뢰 부분에서 큰 피해를 입었다"고 호소했다.
 
오픈 4주년을 맞은 신라스테이는 도심호텔 공급과잉과 관광객 감소로 호텔업계가 고전하고 있는 가운데서도 흑자경영을 안착시키며 승승장구 하고 있다. 올해 신라스테이 객실 예약률은 80%에 이른다. 대다수 4성급 호텔이 60~70% 정도에 그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과다. 특히 외국인 투숙객도 상당부분을 차지하며 성장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이같은 지표와는 정반대로 투숙객과 기본적인 소통에서 문제를 드러내고, 안이한 응대로 일관한 점은 그동안의 고객서비스 운영시스템 자체에 문제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게 만든다.
 
호텔신라(008770) 관계자는 "업장마다 다양한 투숙객의 컴플레인을 소화하다 보니 호텔측의 실수가 발생한 것 같다"며 "책임있는 사과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신라스테이 광화문 전경. 사진/호텔신라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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