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엔씨소프트(036570)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발표에도 6%대 하락 마감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대감에 상승폭을 키운 뒤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엔씨소프트는 전날보다 3만1000원(6.86%) 내린 42만1000원에 장을 마쳤다. 최근 6거래일 동안 6% 넘게 올랐지만, 이날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엔씨소프트 급락은 투자자들이 사상 최대 실적을 확인한 뒤 차익실현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엔씨소프트는 3분기 연결 영업이익이 3278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403% 증가했다고 이날 개장 전 공시했다. 매출액은 7273억원으로 234% 늘었고, 당기순이익은 2751억원으로 474% 늘었다.
이준규 부국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엔씨소프트 실적 발표를 앞두고 막판에 전망치를 상향조정하면서 기대감이 커졌지만, 여기에는 못 미치는 실적을 내놨다"면서 "실적 자체는 견조했다고 판단되기 때문에 전망치가 과도하게 올라갔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날 기준 시장 컨센서스는 매출액 7309억원, 영업이익 3458억원으로 실제 발표된 실적은 이보다 각각 0.5%, 5.2% 밑돌았다.
김동희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대치가 워낙 높아진 상황에서 주가가 단기에 급등하면서 부담이 커졌다"면서 "'아이온템페스트' '리니지2M' '블레이드앤소울2' 등 신작 출시가 예상보다 늦춰질 거란 우려도 겹치면서 낙폭을 키웠다"고 말했다.
6월 출시된 리니지M 흥행이 엔씨소프트 주가를 끌어온 만큼 향후 주가도 리니지M 실적에 좌우될 전망이다. 이준규 연구원은 "신작 출시 효과가 1~2달에 가장 크지만, 리니지M은 리니지1과 비교할 때 아직 구현되지 않은 부분이 많다"면서 "앞으로 업데이트가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리니지M의 실적 상승세가 지속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리니지M이 대만에 진출한 데 이어 사드 갈등으로 4월부터 막혀있던 중국 시장에도 들어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모멘텀이 생기면서 내년까지는 견조한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리니지M 이후의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여전할 것으로 평가된다. 김동희 연구원은 "엔씨소프트는 매해 개발 중인 신작 라인업을 공개하고 리니지M 이후의 성장을 준비하고 있는 점이 긍정적"이라며 "다만 가장 출시가 임박한 블레이드앤소울2의 내용과 출시일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만큼 실제 오픈은 내년 2분기 이후가 될 가능성이 커 모멘텀은 당분간 소강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소프트가 역대 최대 분기 실적 발표에도 6%대 하락 마감했다. 사진은 7일 엔씨소프트가 서울 역삼동 라움아트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자사의 신작 4종을 발표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