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21세기 만병의 근원 중 하나라는 비만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잘못된 생활습관이 비만율 증가의 원인으로 꼽힌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한 '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30세 이상 비만 유병률은 37%로 2010년 33.9%였던 것과 비교해 3.1% 상승했다. 남성들에게서 뚜렷하게 증가세가 나타났다. 남자 성인의 경우 2016년 비만율이 43.3%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40%대를 넘었다. 남성 비만율 증가는 나쁜 생활습관의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남성 기준 최근 1주일 동안 걷기를 1회 10분 이상, 1일 총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걷기실천율이 2005년 62.4%였던 것이 2016년에는 40.6%로 급격히 낮아졌다. 운동 부족 현상이 점차 심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비만과 건강에 도움이 되는 활동은 낮아진 반면, 비만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생활습관은 오히려 늘었다. 2005년 20.4%에 불과했던 아침 결식 비율은 2016년에 32.4%로 증했다. 성인 남성 3명 중 1명은 아침 식사를 거른다는 의미다.
아침을 안먹게 될 경우 그에 대한 반사 작용으로 점심, 저녁을 폭식하거나 야식을 먹는 비율이 늘어나게 된다. 이런 식습관이 반복되면 체지방 축적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며, 비만, 변비, 당뇨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아침 결식과 함께 비만에 직접적인 원인이 될 수 있는 폭음의 비율 역시 높게 유지되고 있다. 폭음의 기준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번의 술자리에서 남자의 경우 7잔 이상, 여자의 경우 5잔 이상 음주한 경우를 말하는데 2016년 남성의 경우 폭음률이 54.5%로 2명 중 1명은 폭음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음을 지속하게 되면 포만감을 느끼게 해주는 호르몬인 렙틴과 세로토닌의 분비가 억제되고, 공복감을 자극하는 호르몬은 GABA와 OPIOIDS를 자극하기 때문에 음식 섭취량이 증가한다. 알코올로 인해 지방 산화가 억제돼 안주로 먹은 음식들이 지방으로 저장되는 비율이 증가해 비만으로 이어지는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다.
폭음은 비단 비만만이 아니라 건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인체에 흡수된 알코올은 알코올분해요소에 의해 아세테이트와 물로 분해돼 배출되는데, 이 과정에서 중성지방이 증가해 간에 축적된다. 이로 인해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고, 기름진 안주가 췌장염을 일으킬 위험이 있는 것이다.
이병무 세란병원 내과 과장은 "직장인들의 생활 특성상 장시간의 좌식생활과 잦은 회식 등이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대외적인 환경만을 탓하며 개인의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 것은 명백한 잘못이다. 아침식사 습관을 통해 폭식이나 야식을 줄이고, 주말과 같은 여유 시간을 활용해 외부 활동이나 운동을 하는 등 개인의 꾸준한 노력이 비만을 막아주는 하나의 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노력에도 살이 빠지지 않거나 중등도 이상의 비만으로 인해 건강이 악화됐다면, 의료적인 도움을 받는 것도 필요하다"며 "비만은 만성질환을 비롯한 만병의 근원이 될 수 있는 만큼 스스로의 노력으로 뚜렷한 효과를 보지 못했을 때는 약 처방 등의 의료적인 도움을 받아 안전하게 살을 빼는 것이 건강을 지킬 수 있는 올바른 길"이라고 조언했다.
성인 남성 비만율이 지난해 처음으로 40%를 돌파했다. 나쁜 생활습관의 악순환이 반복이 비만율 증가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비만은 각종 질병을 유발하기 때문에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