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12월,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실내 난방기구의 사용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실내공기도 건조하고 탁해지는 때이다. 안구 건조증이 있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겨울철 실내에 오래 머무는 사람들은 눈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겨울철이 되면 해가 짧아져 빨리 어두워지고, 찬바람과 함께 건조한 환경이 눈을 침침하게 만들 수 있다. 단순히 계절적인 영향으로만 생각하거나 노안이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방치한다면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적기를 놓치거나 다른 합병증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백내장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노화에 의해 수정체가 뿌옇게 혼탁해지면서 시야가 점차 흐려져 시력장애가 발생하는 안질환이다. 나이가 들면 누구나 침침한 증상을 경험하지만 백내장은 수정체에 혼탁이 생기는 부위와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양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일반적인 침침함과는 다르다. 백내장 초기에는 물체가 약간 흐려 보이거나 안개 낀 것처럼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가끔 생기다가 백내장이 더 심해지면 침침하게 보이는 날이 늘어나고 흐리게 보이는 정도도 더 심해진다. 때로는 겹쳐 보이거나 이중으로 보이기도 하는데 백내장 초기라도 동공의 중심부에 혼탁이 생기면 눈부심이나 시력저하를 더 심하게 느끼게 된다. 말기로 갈수록 물체를 알아보기 힘들어진다.
노화에 의한 경우 수정체의 중심부에 핵 백내장이 생기는데 이런 경우에는 수정체 핵이 딱딱해지면서 밀도가 높아져서 오히려 굴절력이 높아져 근시상태로 진행되어 오히려 돋보기 없이 가까이가 잘 보인다고 좋아할 수 있다. 하지만 좀 더 진행되면 이 부위가 매우 딱딱해지면서 수술이 힘들어 질 수도 있다. 또한 백내장이 너무 심한 상태로 진행하면 급격한 시력저하뿐만 아니라 수정체가 팽창하면서 동공을 막아 발작성 안압상승을 일으키는 합병성 녹내장을 초래할 수 있다. 이때는 응급수술을 받더라도 시신경 손상여부에 따라 시력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는데 백내장 수술시기를 놓치면 실명할 수 있으므로 일단 진단을 받았다면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한다.
백내장수술의 과정은 초음파를 이용하여 혼탁해진 수정체인 백내장을 제거하고 안경역할을 하는 인공수정체를 수정체낭 속에 삽입하게 된다. 최근에 많이 알려진 레이저 백내장 수술은 펨토레이저를 이용하여 각막을 절개하거나 수정체낭을 절개하고 딱딱한 수정체인 백내장을 잘 녹일 수 있도록 잘게 부수어 초음파로 쉽게 제거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모든 환자의 백내장 수술과정은 비슷하지만 삽입하는 인공수정체는 다양한데 환자의 연령대나 직업, 선호하는 취미, 생활패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활동량이 적고 가까운 작업이 많지 않은 고령에서는 단초점 렌즈로도 충분할 수 있으며 30대의 젊은 백내장환자나 40대 이상 노안이 시작되는 환자에서는 원근거리 초점을 모두 갖춘 다초점 렌즈가 적합할 수 있다. 모든 연령층에서 운동이나 레저 활동도 즐기고 운전도 자주 하며 적당히 컴퓨터 작업이나 휴대폰도 이용한다면 1미터 정도의 중간거리까지 잘 보이는 인공수정체를 고려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인공수정체의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특징도 다르므로 개인마다 다른 안구상태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하여 의료진과 신중히 상의해서 선택해야 한다.
구태형 드림성모안과 원장은 “최근 노안용 인공수정체에 대한 관심이 많은데 수술 후 효과는 우수하나 일부 환자에서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특히 야간 동공 크기가 아주 크거나 동공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 경우, 한쪽 눈의 기능이 현저히 떨어져 있거나 당뇨나 포도막염 등으로 망막 또는 황반 등의 시신경 기능이 떨어져 있는 경우에는 그 효과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시력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며 “일부 특수한 인공수정체는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므로 본인에게 적절한 비용인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경록 기자 gr7640@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