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지난해 국내사와 글로벌사 통틀어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전년에 이어 2년 연속 1위에 올라 명실상부 전문의약품 강자로 자리잡았다.
종근당(185750)과 화이자가 2~3위에 올라 3개사가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이다.
17일 의약품 시장조사기관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7년 전문의약품 원외처방액은 11조8780억원으로 전년 동기(11조6464억원) 대비 2% 증가했다. 원외처방액이란 환자가 전문의약품의 처방전을 받아 외부 약국에서 조제를 받은 금액을 집계한 것이다.
전문의약품 처방액은 제약업계 시장구조와 회사 성장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여겨진다. 제약사는 의약품, 의료기기, 건강기능식품 등 사업을 영위하지만 이중 전문의약품이 전체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핵심사업이기 때문이다. 보통 제약사의 전체 매출에서 전문의약품 부문이 60% 이상을 차지한다. 의약품 시장 규모는 지난해 21조원으로 추정된다. 이중 전문의약품 규모가 70~80%를 차지한다.
한미약품은 2016년 처음으로 전문의약품 시장 1위에 올랐다. 1990년대에는 중위권에 머물렀으나 경쟁사보다 빠르게 제품을 출시하거나 시도되지 않은 새로운 조합의 개량신약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매년 시장 순위가 상승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신제품이 연이어 시장에 안착하면서 전체 처방액 증가를 이끌었다. 고지혈증복합제 '로수젯(386억원)'과 전립선비대증치료제 '한미탐스(101억원)'가 전년비 60% 이상 성장했다. 항혈전 복합제 '피도글(106억원)'도 처방액 22% 증가해 제약업계 대형약물로 여겨지는 100억원을 돌파했다.
종근당도 신제품 효과로 한미약품을 맹추격하고 있다. 지난해 종근당의 처방액은 4625억원을 기록했다. 1위 한미약품과는 103억원 차이다. 2016년 1월 출시한 뇌기능개선제 '종근당 글리아티린'이 508억원 처방액을 올리며 회사 최대 효자품목으로 올라섰다. 골관절염치료제 '이모튼(260억원)', 장기이식면역억제제 '사이폴-엔(183억원)', 고혈압치료제 '딜라트렌(149억원)' 등 주력제품들이 전년비 10% 이상 성장했다.
글로벌 제약사 중에선 화이자가 3위에 올라 가장 선전했다. 고지혈증치료제 '리피토'는 지난해 무려 1566억원 처방액을 기록해 국내 의약품 매출 1위에 올랐다. 신경병증성 통증치료제 '리리카(598억원)', 고혈압치료제 '노바스크(572억원)', 소염진통제 '쎄레브렉스(323억원)' 등 전세계 스테디셀러 신약들이 안정적으로 성장했다.
한미약품, 종근당, 화이자가 전년에 이어 전문의약품 시장 3파전을 형성하며 시장구도를 굳히는 모습이다. 이들 회사를 포함해 전체 전문의약품 처방액의 30%를 차지하는 상위 10위 안에는 국내사와 글로벌사가 각 5개씩 이름을 올렸다.
국내사 중에선
대웅제약(069620)(3681억원)이 5위,
동아에스티(170900)(2574억원)가 9위, CJ헬스케어(2463억원)으로 10위에 올랐다. 글로벌사는 MSD(3830억원)가 4위, 노바티스(3157억원)가 6위, 베링거인겔하임(2883억원) 7위, 아스트라제네카(2671억원)가 8위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미약품과 종근당이 시장 상위권에 올라선 것은 개량신약 등 차별화된 신제품이 시장에 안착하며 성공했기 때문"이라며 "전문의약품 시장은 과거 복제약 영업력 의존 방식에서 나아가 남들이 개발하지 않는 개량신약, 복합제, 퍼스트제네릭 개발 성패에 따라 순위가 재편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