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문지훈 기자] KB금융그룹 노동조합협의회가 오는 3월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제안하기로 결정했다.
KB금융 노조협의회와
KB금융(105560)지주 우리사주조합은 주주제안을 통한 사외이사 선임과 정관개정에 나선다고 21일 밝혔다.
협의회는 이번 주주제안에 권 교수의 신임 사외이사 후보 추천 및 '낙하산 인사의 이사 선임 배제' 규정과 대표이사를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에서 배제하는 규정 신설 등 총 3건의 안건을 포함시켰다.
협의회는 작년 11월 임시주총에서 이들 안건을 포함해 하승수 변호사를 사외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안건을 올렸으나 정족수 미달로 부결됐다.
특히 협의회는 "대표이사인 회장이 사추위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하는 정관 개정은 최근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086790)에서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협의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작년 11월 임시주총 당시 이에 대해 "사추위 등 일부 위원회에 대한 대표이사의 영향력 행사를 막는 것은 사외이사의 독립성 확보 차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역시 작년 말 KB·하나금융의 지배구조에 대한 검사를 실시해 대표이사 등이 지배구조위원회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지배구조 규정 취지에 부합하지 않으며 사외이사 평가 과정에서도 회장을 제외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하나금융은 지배구조를 개편해 회장을 사추위에서 제외하고 사추위 전원을 사외이사로 재구성했다.
이에 KB금융 역시 협의회가 제안한 대로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이를 받아들일지 주목받고 있다.
협의회는 다음달 7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주주제안서와 위임장을 KB금융 측에 제출할 예정이다.
또 협의회는 현재 진행 중인 KB금융의 사외이사 후보 추천 절차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박홍배 국민은행 노조위원장(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국민은행지부)은 "사외이사 예비후보 풀과 인선자문위원 선정이 불투명한 점, 회장이 직접 사추위에 참가하는 등 모든 과정에서 사실상 회장의 손바닥 위에서 있다는 점에서 '셀프연임', '참호 구축' 등으로 비판받았던 지난 회장 후보 선임과정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작년 11월 서울 여의도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지훈 기자 jhmoon@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