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주택 시장이 자세를 낮춘 가운데 본격적인 눈치싸움이 전개되고 있다. 규제 장벽이 잇달아 올라가면서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세의 둔화 조짐이 나타나고, 관망세가 짙어지고 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방안의 직접 영향을 받는 지역에서는 매수 문의가 자취를 감추는 상황이다.
25일 부동산114와 시장에 따르면 따르면 정부의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정상화 방안’이 발표 되면서 그동안 서울의 아파트값 상승을 견인해온 재건축 단지의 오름폭이 둔화되고 있다.
2월 4주차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0.15% 올라 전주(0.78%)보다 상승폭이 크게 줄었다. 특히 재건축 추진 단지가 상당수 있는 양천구와 노원구는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 발표 이후 매수 문의가 거의 없는 상황이다. 이 기간 서울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0.40% 올랐다. 신도시와 경기·인천은 각각 0.14%, 0.02% 상승해 전주와 비슷한 흐름을 나타냈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센터 책임연구원은 “강남권 주요 재건축단는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관망세가 나타났다. 하지만 안전진단을 마친 서울 주요 강남권의 재건축 단지들은 상대적으로 관련 규제에서 자유로운 상황이다”며 “오는 4월 양도세 중과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다 재건축 연한 강화, 보유세 강화 등이 예상되고 있어 추격매수가 쉽지 많은 않다”고 진단했다.
최근 송파구가 서울의 집값 상승을 이끄는 모습이다. 송파는 가격 급등에 따른 부담으로 주공5단지 가격이 떨어졌으나 잠실동이나 신천동, 방이동 등 대단지 아파트가 강세를 보였다. 신천동 진주, 잠실동 잠실엘스, 방이동 올림픽선수기자촌,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등이 500만~1억원 가량 상승했다.
재건축 안전진단 강화로 매수문의가 끊긴 양천과 노원은 아직까지 가격이 크게 조정되는 모습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거래는 동결된 모습이다.
신도시는 광교와 분당이 상승세를 기록했다. 광교는 실수요가 유입되며 오름세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수원시 이의동 광교자연앤힐스테이트를 비롯해 광교e편한세상 등이 500만~1500만원 상승했다. 분당은 가격이 오르고는 있으나 추격매수세는 다소 주춤한 상황이다. 위례는 매수세가 간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매물이 부족해 가격이 오르고 있다.
경기·인천은 설 연휴 전후로 거래가 조금씩 이뤄진 광명이 가격이 상승했다. 실수요가 유입된 용인도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연이어 강수를 들고 나오면서 서울과 수도권 주택 시장에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당분간은 숨고르기를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사철과 양도세중과를 앞둔 다음 달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방향성이 더 명확해 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