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지주가 비상장 6개사 합병·분할합병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하면서 남은 순환출자 고리를 완전 해소했다. 신동빈 회장의 구속수감 이후 '총수 부재'라는 우려 속에도 합병안이 무난하게 통과됨에 따라 황각규 부회장이 이끄는 비상경영체제도 첫 고비를 넘기게 됐다.
그러나 주총이 시작되자마자 일부 소액주주들은 "롯데 측은 주주들의 배려와 동의도 없이 비민주적으로 임시주총을 진행한다"며 반발하는 등 소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롯데지주는 27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타워 31층에서 열린 임시 주주총회에서 롯데지주·롯데지알에스·한국후지필름·롯데로지스틱스·롯데상사·대홍기획·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에 대한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을 결의했다.
이번 안건은 의결권 있는 총 주식 5811만 5783주 중 3900만 9587주가 참석하고 이 중 3395만 358주, 87.03%의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흡수합병안은 전체 주주 중 3분의 1 이상이 주총에 출석해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해야 통과된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은 "기본적으로 이번 분할합병은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해 하는 것"이라며 "합병안 통과가 그룹 투명성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나"고 기대했다.
롯데는 2015년 이후 기업 투명성 제고를 위한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실시해왔다. 이를 위해 2017년 10월 지주회사 체제를 출범한 데 이어, 이번 주총을 통해 롯데지알에스 등 6개 비상장 회사를 지주 내로 합병 및 분할합병시켜 지주체제를 확대하게 됐다.
분할합병 절차가 마무리되면 롯데는 오는 4월 1일부로 그룹 내 모든 순환출자와 상호출자를 해소하게 된다. 순환출자 완전 해소로 지배구조가 단순화됨으로써 경영투명성이 높아짐은 물론, 복잡한 순환출자로 인한 디스카운트가 완전히 해소돼 기업가치 및 주주가치에도 시장의 긍정적인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또한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확대함으로써 지주회사 체제를 안정화 시키는 동시에, 전문경영과 책임경영을 통해 경영효율화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
한편 분할합병이 완료되면 롯데지주에 편입되는 계열사는 총 54개(롯데지주 포함)가 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주주가치 제고, 경영투명성·효율성 강화 등 롯데의 지주사 체제 확대에 따른 긍정적 효과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주회사의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한 추가적인 지배구조 개선작업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주총을 앞두고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진행방식과 서류 첨부 등과 관련한 불만제기로 한때 고성이 오갔지만, 큰 잡음없이 표결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또한 신 회장의 구속으로 경영권 분쟁 재점화를 노리고 있는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 측은 별다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 지분율이 0.2%에 불과해 의결에 큰 영향이 미치기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가운데)이 27일 서울 잠실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