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CJ그룹의 외식전문기업 CJ푸드빌이 3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만성적자에 시달리며 지난해 수장까지 교체했지만 아직 실적개선 기미는 묘연하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공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CJ푸드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약 38억원을 기록해 전년(약 23억원)보다 적자폭이 69.4% 확대됐다. 2015년 이후 영업손실을 지속 중이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약 325억2145만원 적자로 전환했다. 전년에는 약 13억2749억원 흑자를 기록한 바 있다.

 

가장 큰 문제는 계속되는 해외사업 적자와 높은 부채비율 등이다. CJ푸드빌의 지난해 연말 기준 결손금은 약 -1691억원으로 자본금을 갉아먹어 자본총계가 -370억원, 자본 완전잠식을 초과한 상태다. 자산은 6125억원, 부채는 6270억원이다. CJ푸드빌은 2020년 '해외 매출 비중 50% 이상', '글로벌 톱 10 외식전문기업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당장 결손금 확대 우려까지 제기되는 등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형편이다.

 

CJ푸드빌의 만성적자 배경으로는 투자를 지속하고 있는 해외법인 손실이 꼽히고 있다. CJ푸드빌은 2020년까지 해외매장을 4000개로 확장할 계획을 세우고 해외투자에 집중하고 있지만 글로벌 영업적자는 2014년 -172억원, 2015년 -203억원, 2016년 -153억원 등 악화일로다.

 

특히 적자수준이 가장 큰 중국 베이징 법인에는 채무보증 방식으로 2016년 102억원, 2017년 56억원을 투자하고, 지난해 3월과 11월에도 245억원을 투자했지만 아직 실적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CJ푸드빌측은 해외진출 10년째를 맞는 2020년, 해외법인 투자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의 적자 역시 초기 투자비용으로 예상한 범주 내의 손실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3년도 남지 않은 단기간 내 실적이 개선될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게 업계 안팎의 시각이다.

 

CJ푸드빌의 실적악화가 지속됨에 따라 지난해 7월 지휘봉을 잡은 구창근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졌다. 구 대표는 지난해 7월 갑작스런 인사를 통해 CJ푸드빌 수장에 올랐다. 경영에 복귀한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첫 인사였던 만큼 그룹 차원에서도 구 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는 45세의 젊은피로 분류된다. 2010년 삼성증권 식음료 담당 애널리스트로 활동하다 CJ그룹으로 합류했다. 이후 CJ주식회사 기획팀장, 전략1실장 등을 지냈다. 구 대표의 최우선 현안은 회사의 만성 적자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취임 이후 적자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지난해 11월 커피 프랜차이즈 브랜드 '투썸플레이스'를 자회사로 전환하기로 결정하고, 투썸플레이스 주식 1300억원어치(약 30%, 3만2500주)를 해외투자자 텀블러아시아(Tumbler Asia) 등에 매각했다. CJ푸드빌은 알짜 자회사로 통하는 투썸플레이스 분리를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선다는 복안이다.

 

업계에선 구 대표의 이력을 감안할때 최근 몇 년간 확장 중심의 경영방침을 지양하고, 내실화를 다지는 방향으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 대표가 CJ푸드빌을 이끈 지 1년도 채 안된 만큼 의미 있는 성과를 보여주기엔 부족한 시간일 수 있다"며 "만성적자 해결과 해외사업 흑자전환까지는 험난한 여정이 예상되고 있어 올해 본격적인 경영시험대에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