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갈라지고, 물 새도 시공·시행사 뒷짐만"…입주 중소기업인들 신음

인천 최대 지식산업센터 블루텍 몸살…최근 단전 위기 가까스로 모면
비대위 "시행사 무리한 분양에 관리단은 정당성 없어"…시행사 측 "법적으로 하자 없는 관리단"

입력 : 2018-04-19 오후 6:07:52
[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인천 최대 규모 지식산업센터로 알려진 검단 '블루텍'이 단전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다. 입주기업인 측인 비상대책위원회는 시행사 이안뷰디앤씨의 무리한 분양과 현 관리단의 무능함이 블루텍을 갉아먹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자보수 이행 또한 되고 있지 않다며 현 관리단, 시행사를 포함해 시공사인 고려개발을 비판했다. 반면 현 관리단과 시행사 측은 관리단은 적법하게 성립됐다며 비대위 측이 괸리비를 미납하며 무리한 요구를 한다는 입장이다.
 
인천 서구에 있는 지식산업센터 검단 블루텍. 사진=뉴스토마토
 
19일 현 블루텍관리단, 입주기업인 측 비대위 등에 따르면 2016년 10월 준공된 아파트형 공장 블루텍에는 기업 520여곳이 입주해있다. 미분양은 30%가량이다. 제조업 중심의 지식산업센터에는 10~11층 중심으로 입주해있는 가상화폐 채굴 업체가 140여곳 된다.
  
지난 16일 기준 블루텍의 미납전기료는 약 9억5000만원이었다. 이중 지난 18일까지 반드시 납부해야 될 5억7000만원은 지난 17일 납부돼 간신히 단전은 피했다. 한편 가상화폐 업체의 경우 한 사무실에서 월 3000만원가량, 제조업체는 월 5만~10만원가량의 전기료가 나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시행사 이안뷰디앤씨가 과다 전기료가 예상되는 가상화폐 업체를 모자분할(업체별로 전기료를 계산토록 계량기를 따로 설치하는 방식) 없이 무리하게 입주시켜 이번 단전 위기가 발생했다고 주장한다. 입주기업인 A씨는 "시행사가 분양 욕심으로 가상화폐 업체를 대거 입주하게 했다"며 "가상화폐 업체의 경우 24시간 운영으로 전기료 과다 발생이 예상되는 데도 모자분할 하지 않고 관리비 선수납 등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집합건물로 한국전력에 하나의 코드로 잡히는 블루텍의 경우 모자분할 없이 수억원의 전기료가 체납되면 그 피해는 입주기업인 전체의 공동 부담으로 전가되는 형태다. 현 관리단 측은 이와 관련 "가상화폐 업체가 그렇게 전기료가 많이 나올지 몰랐다"며 "가상화폐 업체들이 모자분할을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행사인 이안뷰디앤씨 측은 가상화폐 업체들 입주 당시 모자분할하지 않은 것에 대해 "미숙한 부분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면서도 "무리한 분양은 아니었다. 지금도 4억원가량 전기료 미납인데 가상화폐 업체 금액은 1700만원뿐"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 입주기업인은 "현 관리단에서는 관리비 미납세대 단전조치 공고와 관련해 규약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진행했다"며 “현 관리단은 중간에 기본 전기료를 입주사 동의 없이 없앴고 시행사는 미분양분에 대해 월 2000만원가량 이득을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블루텍 입주기업들 사이에서는 하자보수 미이행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입주한 지 1년6개월가량 된 입주기업인 B씨는 "창문 쪽에 물이 새고, 비가 오면 사무실 앞쪽으로도 비가 들이친다"며 "시공사와 관리단 쪽에 200번 이상 전화로 보수를 요구했지만 실리콘 한 번 쏴주고 끝이었다"고 말했다.
  
비대위 쪽의 블루텍 하자 리스트를 보면 발코니 누수, 주차통로 결로, 천장 알람밸브 불량, 욕실 천장 누수 등 544건의 하자건수가 집계돼 있다.
 
비대위는 시공사 고려개발과 시행사 이안뷰디앤씨가 하자 보수 이행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사진은 블루텍 내 주차장 바닥에 금이 가 있는 모습. 사진=비대위
 
입주기업인 C씨는 "현 관리단에서는 왜 관리비를 안 내느냐며 독촉하지만 하자보수 요구에도 꿈쩍도 하지 않는데 어떻게 관리비를 내겠느냐"고 현 관리단을 신뢰하지 않는다고 했다. 현 관리단과 비대위 모두 비판하며 중립적인 입장에 있다고 자신을 소개한 입주기업인 D씨는 "건물 내에 차가 지나가는 도로가 마치 술을 마시고 만든 것 같다. 차로 이동하면 울렁울렁한다"며 "시행사의 안일한 대응도 문제지만, 고려개발 또한 건물을 날림으로 지었다"고 주장했다. 
 
시행사 이안뷰디앤씨의 오재진 대표는 "하자보수는 지금 진행 중이다. 시공사에 치러야 할 시공비 잔금이 남아있다. 6월쯤 시공비 잔금을 치를 때 하자보수 문제를 정확히 짚고, 안 될 경우 잔금 유예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하자가 진짜 하자인지, 쓰기 불편하다고 해서 하자라고 주장하는지다. 타협이 안 되면 법적으로 판단을 구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블루텍 시공사인 대림 계열의 고려개발 관계자는 "블루텍 하자 발생 건에 대해서는 현재 처리를 모두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 관리단을 둘러싼 정당성 문제도 논란이다. 비대위 측은 현 블루텍 관리단은 시행사가 불법으로 뽑았다며 신뢰하지 않고 있다. 실제 지난해 6월 열린 관리단 선출 선거에서는 입주자들로 꾸려진 선거관리위원 7명 중 6명이 선거가 부당하다며 사퇴하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선거관리위원이었던 입주기업인은 "전체 분양 물량 920개실 중 미분양 된 470개실에 대한 투표권을 시행사인 이안뷰디앤씨가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받고 난 뒤, 부당 선거를 막기 위해 선거관리위에서 사퇴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시행사와 남은 선거관리위원 1명으로 선거가 치러졌고 현 관리단이 선출됐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시행사 이안뷰디앤씨의 오재진 대표는 "비대위 쪽에서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서 현 관리단의 법적 하자가 없음을 확인받았다"고 주장했다. 
 
한 입주기업인은 "블루텍에서 일하는 사장님들 모두 직원 1, 2명씩 두고 일하는 노동자들"이라며 "관리단에서 하자보수 이행도 제대로 하지 않고 전기를 끊는다며 독촉하고 협박하는 것은 노동자들 밥줄을 끊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입주기업인은 "블루텍의 재활용센터는 쓰레기장이 돼 있고 5층의 스프링클러는 작동이 안 돼 화재가 발생하면 위험한 상황이다. 관리단의 관리 능력이 전혀 없다"며 "블루텍에서 벌어지는 극심한 갈등에도 인천시청과 서구청은 묵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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