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남북 정상회담이 나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경제협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주를 비롯해 시멘트, 페인트, 건자제 관련주가 나란히 강세를 보였다. 이에 건설 기반 상장지수펀드(ETF)도 덩달아 수익률이 고공행진 중이다.
23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정부가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지난달 6일 이후 이날까지 코스피 건설업지수는 26%가량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4%)을 약 7배 웃도는 수치다.
남북 긴장 완화에 따른 경제협력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건설주가 재부각된 영향에서다. 지난 2월 개최된 평창 동계올림픽을 기점으로 남북 화해모드가 조성된데 이어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까지 예정돼 긍정적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가장 큰 폭의 오름세를 보인 현대건설의 경우 대북사업 경험이 있는 범현대가라는 점이 부각됐다. 또 대북사업을 전담하고 있는 현대아산의 지분 7.5%를 보유한 2대주주이기도 하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남북경협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면 현대건설이 주도적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 범현대가에서 대표격이면서 유일하게 대북사업 경험이 있는 건설사가 현대건설이다"고 말했다.
건설주의 상승세에 건설 관련 ETF 수익률도 일제히 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금융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와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 20일 기준 KB자산운용의 'KBKBSTAR200건설증권 ETF'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TIGER200건설증권 ETF'는 최근 한 달 새 14% 수익률을 나란히 기록 중이며,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건설 ETF'도 11%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건설 관련 ETF 내에는 건설 및 건자재, 시멘트, 페인트 업종 등이 포함돼 있다. 이 ETF 구성종목에 속한 한일시멘트(44%)와 GS건설(34%), 현대건설(31%), 현대산업(19%), 대림산업(17%), KCC(10%) 등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이광수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북한 인프라, 도시개발은 한국 건설업에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북한 경제개발을 위한 한국 건설회사의 투자, 기술이전, 시공 등 다양한 역할이 요구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한국 건설사는 개성공단, 경수로개발 등에 참여했다. 과도한 기대는 경계해야 하나 한국 건설업에 대해 과감하지만 합리적 상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전·경호·보도 관련 논의를 위한 3차 실무회담이 진행되는 가운데 23일 경기 파주시 통일대교 인근에 남북 회담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하 기자 ljh@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