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농심, 남북간 훈풍에 기대감 모락

초코파이 개성공단 인기 부활·백산수 물류운송비 절감 호재

입력 : 2018-04-25 오후 3:37:06
[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남북 정상회담이 하루앞으로 다가오며 모처럼 훈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식품업계도 남북경협과 개성공단 재개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개성공단을 비롯한 북한 시장이 새로 형성될 경우 비슷한 입맛을 갖고 있으면서도 아직 개척되지 않은 잠재 시장이라는 점에서 식품업계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올 것이란 관측이다.
 
2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오리온, 농심 등은 남북간 화해무드에 브랜드인지도 제고, 물류비 절감 등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를 보인다. 우선 개성공단의 인기 상품이었던 오리온 초코파이가 주목받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2004년 북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에 하루 2개씩 간식으로 지급되면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다.
 
2011년 북한 개성공단 근로자들이 초코파이를 개당 1만원 넘는 가격에 되파는 것이 적발돼 공식 지급은 중단됐다. 하지만 이후에도 북한 내 짝퉁 초코파이까지 등장하는 등 인기가 식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해 말엔 총상을 입은 채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씨가 수술 직후 "초코파이를 먹고 싶다"고 말해 오리온 측이 병원에 100상자를 전달한 것으로 화제가 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개성공단에 납품하던 물량은 미미한 수준이라 회사 전체 수익에는 큰 영향이 없지만 남북을 매개하는 상징적 이미지와 '정'이라는 제품 콘셉트와도 맞물려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농심은 장기적 관점에서 북한을 경유하는 운송경로를 확보해 '백산수'의 물류비 절감효과를 기대한다. 농심은 국내에 생산 기반을 둔 경쟁 생수제조사와 달리 중국 연변에서 '백산수'를 생산하고 있어 물류비 부담이 큰 편이다.
 
그러던 중 지난 2015년 말에는 '나진-하산 프로젝트' 3차 시범 운송사업의 일환으로 백산수 170여톤을 북한 나진항을 통해 운송한 바 있다. 남북관계가 경색된 뒤부터는 나진항을 경유 루트로 사용하지 않고 생산공장인 연변에서 육로를 통해 중국 다롄항을 거쳐 국내로 들여오고 있는 상황이다. 연변 공장에서 다롄항까지 1000km에다가 여기서 국내로 들어오기 위해 평택항(600km) 혹은 부산항(1000km)까지 추가로 이동하는 구간을 포함해 총 거리가 1600~2000km에 달한다.
 
반면 나진항을 거쳐 운송했을 경우 현재보다 이동거리가 약 800km 짧아지고, 운송 시간도 하루를 앞당길 수 있다. 안명식 연변농심 대표는 "북한 나진항을 이용하면 현재 대련항 이용 경로의 절반 수준으로 물류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며 "남북관계가 개선돼 이를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나진항을 경유해 백산수를 운송했던 건 우리가 주도했던 프로젝트가 아니어서 재개 가능성을 말하긴 조심스럽다"면서도 "남북 관계개선과 함께 북한의 협조를 구해 운송과정을 개선하게 되면 비용면이나 시간적인 측면에서 효과가 큰 것은 사실이고 더 나아가 육로까지 이용 가능한 시대가 온다면 더할나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연변에 위치한 백산수 생산라인 전경. 사진/농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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