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LG가 '6월 대한민국 재벌 신뢰지수'에서도 재벌그룹 부문 1위를 지켰다. LG는 사회 영향력에서는 삼성에 뒤졌지만, 사회적 책임과 사회 통합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삼성도 2위를 지킨 가운데 긍정 순위와 부정 순위가 모두 상승하며 삼성에 대한 양면성을 엿보게 했다.
재벌그룹 부문 전체 점수는 ▲한국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재벌 ▲한국 사회의 발전과 통합에 기여하는 재벌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재벌 등 3개 항목으로 구성된 긍정점수와 ▲국가 및 사회 발전에 악영향을 주는 재벌로 구성된 부정점수를 합산해 도출했다. ▲사회에 영향력이 큰 재벌 항목은 긍정적으로도 부정적으로도 해석될 수 있어 점수 합산에서는 제외했다.
LG는 지난달보다 6점가량 높은 44.9를 획득했다. 전월과 마찬가지로 사회 통합(25.2)과 사회적 책임(26.5)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사회 영향력(18.4), 경제성장 기여(20.5) 항목에서도 전달보다 높은 평가를 받았다. 재벌의 갑질이 사회적 지탄을 받는 가운데 이와 관련해 잡음이 없었던 LG의 긍정적 이미지와 함께 고 구본무 회장의 타계로 언론이 앞다퉈 그를 재조명한 점이 LG에 도움이 됐다. 지난달 9일 총수 일가의 조세 포탈 등의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으나, 구 회장 별세로 대중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았다.
삼성도 27.3으로 전달보다 높은 점수를 얻었다. 특히 사회 영향력에서는 37.9으로 2위와 압도적 격차를 보였다. 경제성장 기여(34.3)에서도 2위 LG와의 점수 차를 벌렸다. 사회 통합(23.4)과 사회적 책임(15.0) 항목에서도 전달보다 개선된 점수를 받아 긍정 순위에서는 LG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다만 삼성은 부정 순위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사회 악영향 항목에서 21.1을 얻어 전월의 1위 한진(19.2)을 눌렀다. 대한민국 대표기업으로서의 높은 브랜드 가치와 앞선 기술력으로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삼성공화국'이 주는 부정적 인식은 탈피하지 못했다.
3위는 현대차(19.4)가 차지했다. 현대차는 사회 영향력(18.2), 경제성장 기여(18.7) 항목에서 2위 LG와 차이를 줄였다. 사회 통합(12.7), 사회적 책임(10.2) 항목에서도 전월보다 나은 성적을 받았다. 다만 사회 악영향(8.3) 점수 또한 전달보다 두 배가량 높아져 숙제를 남겼다. 부정 순위도 7위에서 4위로 상승했다.
꼴찌는 이 달에도 한진이었다. 전달보다 1점가량 하락한 -18.2에 그쳤다. 사회 영향력(0.3), 경제성장 기여(0.2), 사회 통합(0.5), 사회적 책임(0.8) 등 긍정점수 항목은 극히 저조한 반면 사회 악영향(19.2) 점수는 높은 구조를 두 달째 이어갔다. 부정 순위 1위를 삼성에게 내줬다는 점이 그나마 위안이었지만, 이 또한 일시적일 수 있다는 평가다.
롯데(-7.0), 부영(-5.2), 한화(-3.8), 삼라마이더스(-1.1), 중흥건설(-0.4), 태광(-0.4), OCI(-0.3), 효성(-0.2), 금호아시아나(-0.2) 등 9곳도 전체 점수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하위권에 머물렀다. 태광과 OCI, 금호아시아나가 새롭게 마이너스권으로 진입했다. 전월에 이어 이달까지 마이너스 영역에 있는 재벌들 중에서는 롯데와 부영의 점수가 악화됐다. 횡령과 조세포탈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인 이중근 부영 회장,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며 지난 2월 법정구속된 신동빈 롯데 회장 등 총수의 비행이 자기가 속한 그룹의 이미지를 끌어내린 것으로 보인다.
-3.8을 얻은 한화는 종합 순위가 지난달 29위에서 이번달 27위로 두 계단 상승했다. 긍정 순위가 20위에서 11위로 9단계 올랐고, 부정 순위도 4위에서 5위로 개선됐다. 효성(-0.2)도 26위에서 22위로 종합 순위가 상승했다. 긍정 순위는 24위로 같았지만 부정 순위가 8위에서 15위로 크게 나아졌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