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외부기술에 대한 배타적 태도 등 폐쇄적 조직문화가 중소기업의 개방형 혁신을 막는 주된 저해 요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기업과 불공정 거래관행도 혁신역량 축적을 저해하는 원인으로 지목됐다.
중소기업연구원은 16일 이 같은 내용의 '중소기업의 개방형 혁신을 위한 정책과제'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도 기준 중소기업 5만7000개사 중 자체 단독개발 비중은 약 87% 이상을 차지했다. 이 중 외부와의 공동(위탁개발) 또는 외부로부터의 기술도입 비중은 13% 미만에 불과했다. 외부와의 공동개발의 경우에도 향후 지재권이나 수익배분 등 갈등의 소지가 있는 대기업(13%)과 중견기업(23%)보다 공공연구소(44%)나 대학(24%)을 파트너로 활용한 중소기업이 대다수를 차지했다.
중소기업의 기술경쟁력은 지지부진한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실제, 국내 벤처기업의 세계 유일 기술력 보유 기업의 비중은 2012년 4.2%, 2013년 2.5%, 2014년 2.2%, 2015년 2.5%, 2016년 0%, 2017년 1.0%를 나타냈다.
김희선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대다수가 '성장'이 아닌 '생존'을 위한 자원 확보에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어 핵심역량 확보와 혁신을 위한 투자활동이 현실적으로 곤란한 상황"이라며 "외부 기술에 대한 배타적 태도가 외부 경제주체들 간의 기술 및 아이디어 교환을 원활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개방형 혁신이 제대로 이루어지 못하도록 하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개방형 혁신 생태계의 형성이 미흡한 환경도 원인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의 경우 공동 기술개발 및 사업화 과정에서 핵심기술 유출 위험에 쉽게 노출돼 있다. 기술보호 역량 또한 부족해,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더라도 폐업에 이르는 경우가 다수다.
김희선 연구위원은 "개별기업이 가진 기술정보에 대한 충분한 보호와 가치보장이 이뤄지지 못하는 환경 속에서는 유망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어렵다"며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와 그 속에서 고착화된 발주처-원도급-하도급기업 간 불공정 거래관행은 중소기업들의 적정이윤 확보를 어렵게 함으로써 혁신역량 축적을 저해한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중소기업의 개방형 혁신활동 촉진을 위해 ▲기업 간 공정한 거래환경 조성 ▲거래비용 감축을 위한 효율적인 인프라 구축 ▲기업 간 상생협력의 여건 조성 등을 주요 정책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중소기업들의 혁신활동을 저해해 왔던 요인들이 여전히 개방형 혁신에도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며 "그동안 문제시된 국내 혁신생태계에 대한 올바른 성찰을 토대로 실질적인 정책대안의 모색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