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4일 “125조원 투자를 통해 9만2000여개의 좋은 민간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청주에서 열린 SK하이닉스 M15 반도체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후 일자리위원회 8차 회의를 열어 “정부와 일자리위원회는 민간기업들과 협의를 거쳐 미래차, 반도체·디스플레이, 스마트 가전(IoT), 에너지 신산업, 바이오·헬스 등 5개 분야 140여개 프로젝트를 정리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회의에선 ‘기업은 투자를! 정부는 지원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신산업 일자리 창출 민간 투자프로젝트 지원방안’을 발표했다.
출처/일자리위원회
민간 투자프로젝트는 크게 ▲미래차 5조원(프로젝트 19개) ▲반도체·디스플레이 96조원(15개) ▲사물인터넷가전 8조2000억원(9개) ▲에너지 신산업 12조8000억원(75개) ▲바이오·헬스 2조7000억원(27개) 등 2022년까지 총 140여개 프로젝트 124조9000억원 규모다. 이를 통해 민간 일자리 9만2000여개와 정부 지원사업을 통한 일자리 1만5000개 등 총 10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한 정부는 기업들의 발목을 잡는 각종 규제를 혁신하고, 관련 제도를 개선해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미래 신산업 육성에 필요한 인프라를 적극 확충하고 정부구매, 보조금 등의 대폭 확대해 신산업 초기시장 형성의 마중물을 만들 계획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일자리 상황과 관련해 “아직까지 일자리의 양을 늘리는 데는 성공하지 못하고 있다”며 “산업구조의 변화, 자동화, 무인화, 고용 없는 성장, 주력 산업의 구조조정, 자영업의 어려운 경영 여건 등 우리 경제가 겪고 있는 구조적 어려움에 대해 아직 해법을 찾지 못했다는 비판을 감수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반성했다. 그러면서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결국 기업”이라며 “기업의 투자 촉진과 활력 회복을 통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낼 수 있도록 하는 데 집중하지 않을 수 없다. 기존 주력 산업은 신기술·신제품 개발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미래 신산업을 육성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는 ▲맞춤형 지원을 하는 서포터 타워 역할 ▲규제혁신 가속화 ▲혁신역량 높이고 상생의 산업생태계 조성 등을 주문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SK하이닉스 청주공장 준공식에서는 “IMF 외환위기에 탄생한 SK하이닉스는 어려움을 기회로 반전시킨 불굴의 기업”이라며 “이번 청주공장 준공으로 낸드플래시 경쟁력에서도 앞서나갈 수 있게 됐다”고 축하했다. 이어 회사의 사회공헌과 지역상생 노력 등을 치하하고 “저와 우리 정부는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고, 중소기업과 상생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해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SK하이닉스 청주공장에서 최태원 SK회장과 자리를 함께하면서 취임 1년5개월만에 4대그룹 총수들을 현장에서 모두 만났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중국 순방기간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과 현대차 중국 충칭공장을 방문했다. 4월에는 LG그룹 서울 마곡 사이언스파크(R&D 연구단지) 개장식에 참석해 구본준 LG그룹 부회장과 인사를 나눴다. 7월 인도순방에는 삼성전자 인도 노이다 공장 준공식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참석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다. 이외에도 올해 2월에는 충북 진천 한화큐셀 태양광 셀 생산공장에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마주했다.
문 대통령의 이러한 기업 현장행보는 최근 악화된 고용상황에서 총수의 결단으로 신속한 투자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대기업의 협조를 얻고자 하는 뜻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일자리위 첫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경영계가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데 협력해준다면 언제든 업어드리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통령이 축하하러 가신 것”이라며 이날 문 대통령의 SK하이닉스 청주공장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충북 청주 SK하이닉스 M15 반도체공장 준공식에서 준공 축하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