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운명을 가를 미 중간선거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각종 악재에 시달리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공화당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중간선거 전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7일 기준 중간선거 판세는 하원 민주당·상원 공화당이 다수를 점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435석 전부를 다시 선출하는 하원의원 선거(임기 2년)는 민주당의 승리가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거액의 세금탈루 의혹에 휘말렸다. 성추문 의혹에 휩싸인 브렛 캐버노 신임 연방대법관을 감싸는 과정에서 피해자를 조롱했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지난 달 초 트럼프정부 내 익명의 고위공직자가 뉴욕타임스에 ‘우리는 트럼프가 미국을 더 이상 망치지 않도록 레지스탕스처럼 숨어서 일하고 있다’는 기고문을 싣고,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성·무지를 꼬집은 언론인 밥 우드워드의 저서 ‘공포’가 몰고온 후폭풍도 여전하다.
‘정당균형’ 원칙이 미 중간선거에서 적용되고 있는 점도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악재다. 지난 100여 년 간의 미 중간선거에서 대통령이 속한 집권당은 대부분 의석을 잃었다. 정치학자들은 권력이 한 쪽으로 쏠리는 것을 견제하는 유권자 성향이 발현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다만 올해 상원의원 선거 환경이 공화당에 유리한 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위안거리다. 미국은 6년 임기의 상원의원 선거를 한 번에 치르지 않고 세 그룹으로 나눈 뒤 그룹 별로 2년에 한 번씩 실시한다. 전체 100석 중 35석(1그룹 33석·보궐 2석)을 새로 선출하는 올해 상원의원 선거 중 현재 공화당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은 9곳에 불과하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밑질게 없는 장사’인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전 2차 북미 정상회담 카드로 상황반전을 모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선거를 앞두고 할 수 있는 모든 카드들을 활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점을 감안할 때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라는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공언했던 10월 초 4차 방북이 이뤄진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최근 “미 중간선거 직전인 10월 말 또는 11월 초 회담이 이뤄질 것 같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극적인 합의에 대한 여운이 있을 때 투표를 해야 한다. 분석이 나오는 시간까지 가게되면 안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론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서울·판문점, 스위스 제네바 등이 꼽히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중간선거 유세일정 등을 감안할 때 2~3일의 해외일정을 잡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지난 4일 “미국 이외의 장소에서는 중간선거 이전에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기 힘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난 해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와 달리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도리어 미 유권자들이 북한 이슈를 중요히 생각하지 않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중간선거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 자체는 “50대 50”이라고 내다봤다. 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를 위한 사전조율과 선거에 미칠 영향 모두를 고려해 정상회담은 선거 이후에 하더라도 일정 발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리 하는 식으로 나올 가능성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캔자스주 토페카에서 열린 선거유세 중 지지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