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내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의 경제성장률 예측이 지난 5년간 단 한 번도 적중하지 못했다.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민주평화당 유성엽 의원이 17일 기재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기재부가 전망한 연도별 성장률과 해당 연도말 실적을 비교한 결과 적중률이 '제로'로 나타났다. 통상 기재부는 전년도 말과 해당년도 반기 경제정책방향 두 차례에 걸쳐 성장률 전망을 내놓는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실제 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성장률은 3.1%를 기록했는데, 기재부 전망은 2016년 12월 2.6%, 2017년 7월 3.0%였다. 지난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성장률을 상향조정했음에도 예측이 빗나간 셈이다. 2016년의 경우에는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경제 전망을 하면서 예측이 모두 어긋났다. 기재부는 2015년 12월 새해 경제 전망을 3.8%로 내놨으나, 2016년 6월 전망에서는 3.1%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실제 2016년 국내 경제 성장은 2.8%에 머물렀다. 2015년 말 당시 전망과 비교하면 무려 1%포인트나 차이가 난 것이다. 유 의원은 "세계 11위 경제 대국의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처의 예측치라고 하기에는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사정은 올해도 다르지 않다. 기재부는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이 2.9%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러나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주요 국제기구 및 국내 민간경제연구소 등은 한국 성장률을 하향조정하는 추세다. 실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는 한국 성장률을 기존 3.0% 전망에서 각각 2.7%, 2.8%, 2.9%로 끌어내렸다.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 등도 2.8%로 낮췄다. 올해 2.9%를 전망했던 한국은행 역시 오는 18일 수정 경제전망을 통해 성장률을 하향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재부의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지나치게 낙관적이다. 기재부는 내년 성장률을 2.8%로 예측하고 있으나, 주요 기관들과 다소 격차가 있다. IMF는 내년 우리나라 성장률이 2.7%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고, 국내에서는 현대경제연구원과 LG경제연구원이 각각 2.6%, 2.5%를 전망하면서 2% 중반대의 저성장이 지속될 것으로 예측했다.
성장률 전망이 중요한 이유는 차기년도 예산안 수립을 비롯해 금리와 통화량 등 모든 경제정책의 기본이자 기준점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기재부가 작성해 국회에 제출돼 있는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9%와 내년 2.8%를 기준으로 삼아 수립됐다. 그러나 전망치가 달라질 경우에는 예상했던 재정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유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재부의 성장률 전망치가 이처럼 실제와 지속적으로 차이가 발생하게 되면, 국민 뿐 아니라 외국 금융기관의 신뢰를 얻기가 어렵다"고 꼬집었다. 그는 이어 "지금 기재부는 청와대 눈치를 보느라 지나치게 경제 성장률을 낙관하는 측면이 강하다"며 "현재 경제 위기 상황에 대해 냉철하게 판단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