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3년 동안 1000여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했지만, 90%가 삼성과 무관한 비협력업체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공장 지원이 상생협력이 아닌 사회공원 차원에 그쳤다는 지적이다.
26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015~2017년 250억원(중기부, 경북도청 매칭)을 투자해 1086개 중소기업에 스마트공장을 구축을 지원했다. 2015년 120개(20억원), 2016년 479개(115억원), 2017년 487개(115억원) 등 매년 스마트공장 지원 대상 기업과 예산을 늘려가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기부와 스마트공장 상생 협약을 체결하고 2018~2022년 매년 100억원씩 총 5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중기부도 같은 기간 동안 삼성전자와 같은 규모의 예산을 배정해 스마트공장 보급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스마트공장은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생산 시설을 첨단화·자동화한 지능형 공장을 말한다. 생산성과 품질을 향상시키는 장점이 있다. 정부는 2022년까지 스마트공장 2만개 보급을 혁신성장 선도사업의 국정과제로 정하고 대기업의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중기부는 삼성전자의 스마트공장 지원을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상생협력 사례라고 평가를 내린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서로 이익을 증진하기 위한 공동활동, 상생협력이라는 취지와는 달리 삼성전자가 지원한 1086개 중소기업 중에서 10%만이 삼성전자의 하청업체로 확인된다. 식품, 농기구 등 삼성전자의 주요 사업과 무관한 중소기업이 대다수다. 일부에선 스마트공장 보급이라는 국정과제에 눈치보기식 자금 조성과 지원이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삼성전자의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자동차도 스마트공장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협력사 위주로 운영된다. 하청업체의 생산성을 향상시켜 자신들도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2015~2017년 120개 중소기업에 24억원을 출원했다. 현대자동차는 매년 고정적으로 8억원씩을 투자해 40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무관한 중소기업 지원이 90% 정도여서 상생협력 취지와 맞지 않게 보일 수 있다. 삼성전자 측에 앞으론 업황과 무관한 비협력업체들을 지원하지 않아도 된다고 전달한 바 있다"며 "사회공헌 차원에서 중소기업의 스마트공장 구축을 지원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홍종학 중기부 장관은 "이종기업을 지원하는 것도 오픈이노베이션 측면에서 새로운 경험이고, 삼성 내부적으로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삼성의 우수한 기술력이 중소기업에게 전달되면 국가 전체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는 측면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좌측부터)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박성택 중소기업중앙회장이 24일 코엑스에서 '스마트공장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사진=중기부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