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한미 간 비핵화와 대북제재, 남북협력 문제를 수시로 논의할 협의체인 워킹그룹이 20일(현지시간) 공식 출범한다. 워킹그룹 가동을 통해 현재 교착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남북협력에도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미 국무부는 19일(현지시간)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 본부장이 20일 워싱턴D.C에서 만나 북한 비핵화 방안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양국은 지난달 말 비건 특별대표 방한 시 워킹그룹 구성에 합의한 바 있다. 이도훈 본부장의 19~21일 방미 중 이뤄지는 회의를 시작으로 워킹그룹을 본격 가동하는 것이다. 이 본부장도 이날 워싱턴D.C에서 특파원들을 만나 “워킹그룹 가동을 위한 세부사항은 거의 합의됐다”며 관련 사실을 확인했다.
워킹그룹은 우리 측에서 이 본부장, 미국 측에서 비건 대표가 각각 이끌지만 관련 부처들도 상당수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우리 측에서는 통일부와 청와대 국가안보실, 미국 측에서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등이 그 대상이다. 이 본부장의 방미에 관련부처 인원들도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회동의 목적에 대해 국무부는 “양측이 공유하는 목표인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긴밀한 조율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전제했다. 그러면서 “유엔 (대북)제재의 지속적인 이행과 남북한 간 협력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남북 간 철도·도로 연결문제를 놓고 한미 간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미국이 국제사회 차원의 대북제재 이행 필요성을 계속 강조하면서 철도·도로 연결을 위해 필요한 유류·철강 반입이 제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에서 열린 도로 공동연구조사단 2차 회의도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났으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합의한 11월 말~12월 초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 등도 줄줄이 연기되는 분위기다.
다만 첫 회의에서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기대하기는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이 본부장도 워킹그룹에 대해 “양측이 지금까지 해오던 협의를 체계화하고, 외교부 차원을 넘어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라며 “한쪽이 다른 쪽에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시스템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오른쪽)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지난달 29일 오전 외교부 청사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