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최저임금 인상, 노동시간 단축과 같은 새로운 경제정책은 경제·사회의 수용성과 이해관계자의 입장을 조화롭게 고려해 국민공감 속에서 추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이들 정책의 속도조절을 공식화했다. 동시에 “내년에는 우리 정부의 경제성과를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며 ‘경제활력 드라이브’ 가속 의지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취임 후 첫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혁신적 포용국가’를 이루기 위해 규제혁신과 투자 활성화를 통해 경제 활력을 높이고, 동시에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정책의 중점을 두어야 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우선 올해 경제성과에 대해 “‘사람중심 경제’를 본격적으로 추진한 첫 해로 각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면서 “소득주도성장의 기반을 닦고, 혁신성장을 위한 민간부문의 움직임도 시작됐고, 공정경제 추진으로 불공정거래 관행이 많이 개선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러한 성과들을 체감하지 못하는 국민이 많다”며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민의 삶이 고르게 나아지려면, 좋은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고, 서민, 소상공인, 자영업의 어려움을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산업측면에서는 자동차, 조선 등 전통 주력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한편 신산업과 신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산업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내년에는 우리 정부의 경제성과를 국민들께 보여드려야 한다”며 “경제를 5년 임기동안 획기적으로 바꿀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경제정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국민들께 드릴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참석자들을 독려했다.
구체적으로 문 대통령은 “정부는 기다리지 말고, 먼저 찾아 나서서 기업 투자의 걸림돌을 해소해주어야 할 것”이라며 ▲투자 건별, 제품별 투자 애로 관심 ▲신산업과 신시장 개척을 위한 창업 적극 지원 ▲미래 성장도력 확충에 R&D예산 중점 투자 ▲ 정부와 공공부문의 신산업·신제품 우선 구매로 초기 시장 형성 등을 강조했다.
또 “국민생활 안정과 안전, 특히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해 포용성을 높이는 것도 중요한 과제”라면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지원 대책의 차질 없는 시행 ▲구직자에 대한 맞춤형 일자리 지원 ▲일자리 소외계층에 대한 사회안전망을 확충 등도 언급했다.
아울러 얼마 전 발생한 KTX 탈선사고와 열 송수관 사고, 태안 화력발전소 사고 등을 언급하고 “공기업의 운영이 효율보다 공공성과 안전에 우선순위를 두어야 한다는 경각심을 다시 우리에게 주었다”면서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특히 위험·안전 분야의 외주화 방지를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끝으로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경제정책 기조를 바꿔가고 있다”면서 “추진과정에서 의구심과 논란이 있을 수 있다. 인내심을 가지고 결실을 맺는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가 바뀌어도 포용의 가치는 바꿀 수 없는 핵심 목표”라면서 “‘함께 잘사는 포용국가’에 대한 확신을 가져주길 바란다. 우리가 신념을 갖고 추진해야 국민들의 걱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흔들림 없는 정책추진을 거듭 주문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충무실에서 열린 확대경제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