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자유한국당은 27일 문재인정부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좌파독재'로 싸잡아 규탄하며 대여 공세 수위를 올렸다. 특히 김태우·신재민 의혹, 민주당 서영교 의원의 재판청탁 의혹과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을 묶어 '초권력형 비리'라고 주장하면서 이들 의혹의 진상규명을 위한 2월 국회 보이콧 방침도 재확인했다.
한국당 지도부와 소속 의원, 당원 3000여명은 이날 오후 국회 본관 계단에서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오세훈 전 서울시장, 정우택·심재철·조경태·안상수·김진태 의원, 김문수 전 경기지사 등 2·27 전당대회 출마주자들과 그 지지자들이 함께했다.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문재인정권의 얼굴 반쪽은 오만함"이라며 "조해주씨 선관위 상임위원 임명과 손혜원 사건에서 보듯이 비리를 저지르고도 정의라고 우기는 게 오만함의 일부"라고 주장했다. 또 "문재인정권의 다른 반쪽 얼굴은 겁먹은 두려움"이라며 "오만과 두려움이라는 두 얼굴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파괴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은 1년7개월 동안 법치주의의 근간을 허물어왔다"면서 "통계청장을 갈아치우고 사법부도 이념 편향인사로 채워 넣더니 이제 중앙선관위 상임위원마저 인사청문회 없이 캠프 인사를 넣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또 그는 "노무현·김대중 정권에서도 독립유공자에 탈락한 손혜원 부친이 전화 한통으로 유공자가 됐다"면서 "세금 도둑질을 선량한 문화 사업이라고 '문빠'(문 대통령 열성 지지자) 세력들이 전부 나서서 비호하고 있다. 이게 나라냐"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국회 국정조사와 조해주 위원, 손혜원 의원의 사퇴 등을 요구했다.
당 내 '손혜원게이트 TF단장'인 한선교 의원은 "영부인(김정숙 여사)의 핸드백과 텀블러에 자개가 붙어있다. 대한민국이 언제부터 나전칠기를 사랑했느냐"면서 손 의원과 숙명여고 동창인 김 여사를 겨냥했다. 그러면서 "손혜원게이트는 초선의원 게이트가 아니다"라며 "어디까지 연결돼있는지 끝까지 밝히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한국당은 문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인 2017년 5월10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약 600일간의 대통령 공개일정을 자체 분석한 결과를 공개하며 여론전에 나섰다.
박성중 의원이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과 문 대통령 공개일정 총 2144건을 분석한 결과, 이 중 전체의 75%에 해당하는 1611건이 청와대 내부에서 진행됐다. 특히 청와대 여민관 일정은 전체의 55%인 1181건에 달했다. 박 의원은 "이는 '방콕' 대통령으로서 청와대 중심의 만기친람(임금이 모든 정사를 살핌)식 국정운영 행태를 확실히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현안별 일정을 보면 북한 일정은 33건이었으나, 경제현장 목소리 청취 일정은 18건에 그쳤다고 비교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의 만남 역시 97건으로 기획재정부(53건)나 산업통상자원부(65건) 등 경제부처 장관보다 잦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게 한국당의 주장이다.
다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번 한국당의 조사결과가 오히려 문 대통령의 과도한 업무량을 대신 홍보해준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휴일을 포함한 약 600일동안 총 2144건, 하루에 3~4건의 공식일정을 수행한 셈이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대위원장, 나경원 원내대표와 당권 도전자들을 비롯한 당원들이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열린 ‘좌파독재 저지 및 초권력형비리 규탄대회’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