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경제적 손실 4조, 소득별 공기지출 격차 커

현대연 조사, "고소득층 2.5배 더 써"… 농림어업에 치명타

입력 : 2019-03-17 오전 11:00:00
[뉴스토마토 이정하 기자] 매달 600만원 이상을 버는 고소득가구가 월 수입이 200만원도 채 안되는 저소득가구보다 미세먼지 대응에 2.5배 가량을 더 많은 돈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숨 쉬는 공기에도 빈부격차가 스며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 2월18일부터 28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명조사와 한국환경공단, 통계청 자료를 토대로 추정해 보면, 지난 1년간 매달 600만원을 넘게 버는 가구는 미세먼지 대응에 매달 2만5625원을 쓴 반면, 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가구는 1만593원을 사용했다. 
 
소득별로 보면 미세먼지 대응 비용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었다. 200만원 미만인 가구가 가장 적었고 △200만원대는 1만4013원 △300만원대는 1만9200원 △400만원대는 2만2975원 △500만원대는 2만6038원이었다. 
 
연령별로는 20대(1만7088원)와 50대(1만6200원)가 미세먼지 대응에 가장 적은 비용을 지출했고, 30대(2만5780원)와 40대(2만3720원)는 가장 많은 비용을 사용했다. 우리 경제의 허리로 불리는 30·40대의 소득이 상대적으로 높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가구당 평균 사용한 월별 금액은 2만1255원이었으며, 이는 전체 소비지출의 0.83%에 이르렀다. 
 
개인의 빈부격차뿐 아니라 미세먼지 농도가 짙어짐에 따라 우리 경제에 미친 손실도 4조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미세먼지에 따른 생산활동 제약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4조230억원으로 추산됐다. 이는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0.2%에 해당하는 수치다. 
 
이는 미세먼지 주의보 발령으로 인해 하루당 경제적 손해는 1586억원으로 추정되며, 지난해 전국 평균 발령일수는 25.4일이었다. 
 
설문조사에서는 경제활동 제약은 실외근무자(13.6%, 실내 근무자 5.7%)가 응답 비중이 높았고, 특히 날씨의 영향을 많이 받는 농·임·어업 종사(8.4%, 무직·주부 5.6%)가 제약이 많다 있다고 응답했다. 
 
이종태 고려대 보건과학대학 교수는 "지역별로 빈곤계층이 많은 곳,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곳 거주자의 미세먼지 노출 피해가 크다"며 "'의료박탈지수'가 미세먼지라는 환경변화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하·백주아 기자 l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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