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북한이 고 이희호 여사를 추모하기 위한 조문단을 파견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 여사의 시신은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으며, 오는 14일 오전 서울 신촌 창천교회에서 열리는 장례예배 후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될 예정이다.
이 여사는 지난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단을 꾸려 방북한 바 있다. 당시 상주인 김정은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만나 위로했다. 북한은 지난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때 김기남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 등 6명으로 구성된 조문단을 파견한 바 있다. 이번에도 북한에서 조문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통일부 관계자는 11일 기자들을 만나 "현 시점에서 당국에서 (북한) 조문단이 올 가능성에 대해 예단해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이 여사가 전날 별세한 만큼 북한 내부 논의를 거쳐 결정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이 여사 장례위원회 요청에 따라 부음을 개성 남북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에 전달했다.
북한의 조문단 파견 여부가 향후 남북대화 의지를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북한이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조문단 대표로 파견한다면 김정은 위원장의 적극적인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조문단 대신 단순히 조전만 보낸다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에 대한 회의론이 급속하게 확산될 것으로 정 본부장은 내다봤다.
지난 2011년 12월27일,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단으로 평양을 방문한 이희호 여사(왼쪽)가 김정은 당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