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4일 최근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에 취한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핵심소재 수출규제 조치에 대해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하고, "WTO(세계무역기구)의 규범 등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것"이라며 조치 철회를 위해 WTO 제소 등 외교적 대응 방안을 적극 강구해 나가기로 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가 개최됐다"며 "상임위원들은 한일관계 현황을 점검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윤도한 국민소통수석은 출입기자단에게 메시지를 보내 "외교적 대응 방안은 WTO 제소를 포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조치의 부당함과 자유 무역 주의에 위배된다는 사실 등을 주요국에 설명할 예정"이라며 "국제적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청와대는 최초 보도자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의 성격을 "WTO의 규범과 국제법을 명백히 위반한 '정치적 보복'"으로 규정했지만, 발표 20여분 만에 '정치적 보복'이라는 용어를 삭제하고 '보복적 성격'으로 수위를 조절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실무자의 실수"라고 해명했다.
청와대가 '정치적 보복'이라는 다소 강한 발언에서 '보복적 성격'으로 일종의 톤다운 한 것은, 양국 간 역사문제와 교류협력을 분리해서 가겠다는 원칙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수석은 "보복적 성격으로 규정한 것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언론 인터뷰에서 밝혔기 때문에 그렇게 판단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상임위원들은 지난 달 30일 정전협정 66년 만에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던 판문점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회동이 전격적으로 성사된 것에 대해 "한반도의 새로운 평화시대가 본격적으로 개시되었음을 알리는 역사적인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청와대는 "(상임위원들은) 이를 계기로 북·미 간 협상이 조기에 재개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4일 청와대 본관에서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