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31일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한 데 대해 "충분한 내부 검토 절차를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부적절한 내용이 나갔다"고 사과했다.
민주연은 이날 오전 입장 자료를 내고 "30일 당내 의원들에게 발송한 한일 갈등 관련 여론조사 보고서는 적절치 못한 내용이 적절치 못하게 배포됐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관련자들에게 엄중한 주의와 경고 조치를 취했다"면서 "민주연구원은 한일 갈등을 선거와 연결 짓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당이나 연구원의 공식입장이 아닌 조사 및 분석 보고서가 오해를 초래하지 않도록 보다 신중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날 민주연은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를 대외비로 당 소속 의원 128명 전원에게 이메일 발송했다. 보고서에는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및 분석 내용이 담겼다. 보고서는 "조사 결과 일본의 수출 규제에 대한 여야의 대응 방식의 차이가 총선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의견이 78.6%로 절대 다수"라면서 "원칙적 대응을 선호하는 여론에 비춰볼 때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러한 보고서가 공개되자 야당은 일제히 반발했다. 자유한국당 전희경 대변인은 "일본 경제보복에 나라가 기울어도 총선에 이용해 먹으면 그뿐인가"라며 "국민정서에 불을 지피고 그 정서를 총선카드로 활용할 생각만하는 청와대와 집권여당"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의 입장표명을 요구했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도 "한일 갈등을 국내 선거용으로 검토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실망스럽고 충격적인 행태에 대해 우리는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면서 민주당의 공식 사과와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의 해임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양정철 원장이 7월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관계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마친 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