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업계, '온라인 전용' 브랜드 봇물

"오프라인은 '쇼룸' 역할"…밀레니얼 세대 가성비·가심비 공략

입력 : 2019-09-05 오후 4:09:32
[뉴스토마토 김은별 기자] 패션 업계가 밀레니얼 세대를 타깃으로 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앞다퉈 내놓으며 경쟁에 나섰다. 밀레니얼 세대의 구매 패턴을 고려해 오프라인 중심의 브랜드 운영에서 벗어나 가성비 있는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통계청의 '2019 주요 세대별 인구 분포 전망'에 따르면 밀레니얼 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는 전체 인구 대비 22.2%로 Z세대, 베이비부머 세대, X세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는 PC와 스마트폰을 일찍 접한 만큼 온라인 구매에 익숙하다. 10~20대 고객을 주로 하는 무신사, W컨셉, 29CM 등 온라인 편집숍의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점도 이 때문이다.
 
패션 업계에서도 이 점에 주목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지난 2일 '구호플러스'를 선보였다. 25~35세 여성을 타깃으로 한 구호플러스는 삼성물산 통합 온라인몰 SSF샵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일부 팝업스토어와 구호 매장에 구호플러스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지만 사실상 '쇼룸' 역할에 그친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신원이 론칭한 온라인 전용 브랜드 '지나식스'. 사진/신원
 
신원도 지난달 30일 밀레니얼 세대를 공략하는 '지나식스'를 론칭했다. 지나식스는 신원 최초의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자사 온라인몰 '신원몰'에서 판매되다 향후 온라인 편집숍에 입점할 계획이다. 신원은 지나식스의 오프라인 전환 계획이 아예 없다. 신원 관계자는 "팝업스토어 등으로 쇼룸 정도는 선보일 수 있으나 아직은 계획한 바가 없다"라며 "100~200억의 큰 브랜드로 성장하더라도 오프라인 전환보다는 추가적인 온라인 전용 브랜드를 론칭할 것"이라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세정 '올리비아 로렌'도 온라인 전용 브랜드 '올리비아비'를 내놨다. 밀레니얼과 X세대 중간의 30~40대 여성을 대상으로 했다. 올리비아 로렌 관계자는 "온라인 성장에 대응하며 젊은 고객층 확보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세 브랜드 모두 밀레니얼 세대가 중요시하는 가심비와 가성비에도 신경 썼다. 온라인 전용인 만큼 일반 컨템포러리 브랜드보다 저렴한 10~20만원대의 가격대를 구현하되 SPA 브랜드보다는 품질과 가격 면에서 차이를 뒀다. 또한 디자이너를 고용하거나 기존 브랜드 이미지를 더해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한편, 오프라인에서의 실적이 좋지 않은 만큼 기존 패션 브랜드들도 온라인 전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의류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일제히 감소했다. 반면 지난 2016년에 온라인 전용 브랜드로 전환한 LF '질바이질스튜어트', '일꼬르소' 등은 매출이 신장하는 추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빈폴키즈'도 온라인 브랜드로 전환한 후 지난 8월까지 누적 배출이 전년 동기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김은별 기자
SNS 계정 : 메일 페이스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