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내년 총선을 앞두고 '조국 사태' 이후 유동성이 높아진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사실상 '2030 세대'가 총선의 최대 승부처로 떠오르면서 각 당마다 앞다퉈 맞춤형 정책은 물론, 청년과의 소통을 늘리며 표심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내부적으로 이번 총선 혁신의 성패가 '청년'에 달려 있다고 보고 청년세대를 위한 정책 개발과 인물 발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30 표심은 전통적으로 진보 진영에 유리했지만 '조국 사태'라는 새로운 변수가 등장하면서 청년층 민심이 총선에서 어디로 향할지 불확실해진 까닭이다. 따라서 청년층의 시선을 끌어모을 수 있는 대형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우선 청년 신도시 조성, 전·월세 현금 지원 등 청년 주거 지원 정책, 청년층 이용 빈도가 높은 공공 와이파이 확대 등을 총선 공약으로 검토 중이다. 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은 지난 7일 모병제 전환이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여기에 총선 준비 기구에도 청년을 대거 투입하고 나아가 실제 선거에도 보다 많은 청년을 출격시킨다는 방침이다. 앞서 민주당은 총선 후보 경선 심사 시 청년에 대한 가점 범위를 10~20%에서 10~25%로 확대하는 내용의 공천룰을 확대하기도 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혁신적이고 담대한 정책으로 청년층을 위한 공약 개발에 보다 심혈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도 청년층 표심잡기에 한창이다. 특히 지난 19일 청년정책 비전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청년정책 띄우기에 나섰다. 앞서 '공정'에 민감한 청년층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지난 9월에는 '저스티스 리그'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또 한국당은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청년 규정을 확대하고, 고용·주거 등 다양한 분야에 청년정책을 도입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는 내용을 담은 청년기본법 통과에도 힘을 쏟고 있다.
내년 총선에서 약진을 노리는 소수 야당들도 청년 중심 정책을 만들고 인재를 영입하는 데 발 벗고 나섰다. 젊은 정당으로 거듭나야 거대 양당과 차별화를 모색할 수 있다고 판단이 뒤따른 것으로 보인다. 바른미래당은 '대학을 안 가도 되는 나라'를 청년정책 기조로 내세우며 청년 표몰이에 나섰다. 12월 신당 창당을 추진하는 바른미래당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 역시 주요 구성원 대다수를 청년으로 꾸릴 방침이다. 정의당도 내년 총선에서 청년층 지지율 2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최근 이자스민 전 의원과 장혜영 감독 등을 잇따라 영입하면서 분위기 반전 역시 꾀하고 있다. 정의당 관계자는 "청년 지지율을 지금의 두배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청년세대에게 다가갈 방법을 여러모로 적극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열린 제1차 총선기획단 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