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비트코인이 급락하는 등 암호화폐(가상자산) 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상황에서 역설적으로 암호화폐를 활용한 투자 상품 출시가 늘어나고 있다. 단순 매매로 시세차익을 노리기 어려운 시장 흐름에서 암호화폐 거래소 등은 안정적인 수익을 내줄 수 있는 스테이킹 등의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3일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날 오후 2시 기준 약 858만원에 거래 중이다. 약 4개월 만에 300만원 이상 떨어졌다. 지난달 15일 1000만원이 붕괴된 뒤 연일 내림세다. 약 4개월 만에 글로벌 암호화폐 시가총액은 80조원가량이 증발됐다. 지난 2일 기준 암호화폐 데이터제공업체 알터너티브(Alternative)가 추산한 바에 따르면 투자심리는 '공포'로 나타났다.
이같이 암호화페 투자심리는 얼어붙고 있지만 비트코인 등을 활용한 상품 출시는 외려 활발해진 모습이다. 한빗코가 지난달 26일 선보인 'Bulldax 가상자산 예치 이자 상품'은 12분 만에 모두 팔렸다. 한빗코에 따르면 2주 동안 비트코인을 한빗코에 예치하면 0.42%, 연간 기준 12%의 수익률이다. 상품의 전체 한도는 200BTC였다.
거래량 기준 세계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 또한 암호화폐를 거래소에 맡기면 이자를 지급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저축성예금의 성격으로 테더(USDT), 바이낸스코인(BNB), BTC(비트코인)의 연평균 수익률은 각각 2.99%, 0.35%, 0.23%다.
업계 최초로 블록체인 노드를 활용한 스테이킹 서비스를 선보였던 코인원은 지난달 28일 코스모스 데일리 스테이킹 서비스를 출시했다. 데일리 스테이킹 서비스는 기존 자사가 출시했던 노드 활용 스테이킹 서비스와는 달리, 암호화폐를 보유하기만 해도 매일 자동으로 리워드가 지급되는 서비스다. 3일 기준 기대 보상수익률은 5.6%다.
이번 서비스는 앞서 코인원이 선보였던 코인원노드 활용 서비스보다 간편해졌다. 코인원노드 스테이킹 서비스는 코스모스(ATOM)와 테조스(XTZ)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암호화폐 자산을 코인원 거래소에 보유하거나 별도의 위임절차를 진행하면 그에 해당하는 리워드를 돌려받을 수 있는 형태였다. 코인원노드에 자산을 위임함으로써 블록체인 거버넌스에 간접적으로 참여하게 되고, 해당 프로젝트 발전에 기여하는 구조로 이해하면 된다. 코인원노드 스테이킹 서비스의 경우 3일 기준 코스모스 총 위임 수량은 362만 아톰(전 세계 17위), 테조스 위임수량 984롤(전 세계 10위)으로 집계됐다.
암호화폐 자동거래 기업 코봇랩스는 최근 빗썸 회원을 대상으로 자동거래 서비스 '코봇 오토 트레이더'를 출시했다. 코봇랩스의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자동거래 봇 서비스의 경우 시장상황이 호재에서 악재로 돌아서는 경우 특히 도움이 된다"며 "하향 흐름의 시장에서 봇 거래로 손실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업계에서 암호화폐 예치 이자 등 투자 상품이 늘어나는 것은 시장상황과 무관치 않다. 연일 급락하는 암호화폐 시장에서 단순 매매로 시세차익을 누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국내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비트코인도 계속 떨어지고 횡보를 거듭하는 상황"이라며 "일반적인 거래로는 수익을 내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른 거래소 관계자는 "가상자산 가격이 하향 횡보하는 등 하락장에 들어선 가운데, 가상자산 장기 보유자들이 안정적으로 자산 보유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기대를 충족할 수 있는 상품 출시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비트코인. 사진=픽사베이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