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사실상 제로금리 전망…한은도 이번주 인하 동참

한은, FOMC 전후로 임시 금통위 개최할 듯
전문가들 "미 연준 제로금리 '빅컷', 한은 25bp 인하 전망"

입력 : 2020-03-15 오후 2:59:28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한국은행이 이번주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현행 1.25%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 13일 임시 금통위 개최를 협의 중이라고 공지했다. 같은 날 이주열 총재가 문재인 대통령 주재의 코로나19 대응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에 참석한 점도 임시 금통위를 통한 금리인하 전망에 무게를 더한다.
 
관건은 인하폭인데, 시장에서는 대체로 25bp(1bp=0.01%) 인하를 예상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사태로 번졌고, 국내외 금융시장이 급등락하는 상황에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단 목소리도 적지 않다. 미국이 사실상의 제로금리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경제적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50bp까지 인하폭을 키워야 한다는 지적이다.
 
15일 금융시장 전문가들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열리는 오는 17~18일(현지시간)을 전후해 한은이 임시 금통위를 개최하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임시 금통위가 열리면 지난 2008년 10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한은은 당시 사상 최대폭인 75bp 금리인하를 전격 결정한 바 있다.
 
 
이번 임시 금통위에서는 25bp 인하를 전망하는 전문가 관측이 우세하다. 한은은 지난달 27일 금통위 회의에서 시장의 금리인하 예상을 깨고 동결 결정을 내렸다. 현행 1.25% 금리가 이미 역대 최저 수준인데다, 경기 불확실성 속에 가계부채 우려가 여전하다고 판단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한은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도 금리를 동결했다"며 "향후 추가 인하 가능성에 대비해 정책 여력을 남겨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미 연준은 이번주 FOMC에서 사실상 제로금리로 복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3일 연준은 코로나19 충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긴급 FOMC를 열고 기존 1.50~1.75%에서 1.0~1.25%로 50bp ‘빅컷’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이번 정례 FOMC에서도 50~100bp까지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측이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100bp 금리인하로 사실상 제로금리로 복귀할 것"이라며 "강력한 정책적 대응과 함께 상당기간 제로금리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박정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3월 현재 미국의 경기침체 확률은 33.2%로 기준점인 30%를 넘은 상황"이라며 "이번 FOMC에서 추가 100bp 금리인하와 더불어 양적완화 규모 확대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이어 "한국도 이달 들어 경기침체 확률이 56.7%로 기준점인 50%를 돌파했다"며 "지난해 여름 무역분쟁이 격화되면서 경기침체 확률이 61%까지 치솟았는데 앞으로 60%를 넘어갈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했다. 한은이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충격 여파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부터)과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도규상 경제정책비서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지난 13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경제·금융상황 특별점검회의에 참석해 대화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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