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대전현충원에 안장

6·25 당시 전투복 입고 영면…엇갈린 평가 속 안장 찬반단체 대치

입력 : 2020-07-15 오후 2:42:54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6·25전쟁 영웅'으로 불렸던 고 백선엽 장군이 15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영면에 들었다. 안장식이 진행된 대전현충원에서는 백 장군의 현충원 안장을 반대하는 단체와 찬성하는 단체 측이 팽팽히 맞서며 긴장감에 휩싸이기도 했다.
 
고 백선엽 장군의 안장식은 이날 육군참모총장 주관으로 대전현충원 장군2묘역에 엄수됐다. 백 장군은 6·25전쟁 당시 착용했던 전투복과 같은 모양의 전투복을 수의로 입은 채 영면에 들었다. 안장식에는 유가족을 비롯해 박삼득 국가보훈처장과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로버트 에이브럼스 연합사령관, 역대 육군참모총장, 보훈단체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15일 오전 대전시 유성구 갑동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고 백선엽 장군 안장식'이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판규 전 육군참모총장은 추도사에서 "장군님은 위기마다 대한민국을 구해 세상 사람들이 '살아 있는 전설'로 부른다"며 "조국의 별로 이 땅을 지키시다 하늘의 별이 되신 장군님께서 더 영롱한 별빛을 뿌려주는 호국의 큰 별이 돼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허토의식에서는 백 장군이 꼽았던 6·25전쟁 당시 8대 격전지의 흙을 다부동전투 참전용사들이 묘역에 뿌렸다. 6·25전쟁에서 전사한 전우들과 함께하고 싶다는 고인의 유지에 따른 것이다.
 
앞서 이날 오전 7시30분에 진행된 서울아산병원에서 엄수된 영결식은 육군장으로 치러졌다. 영결식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 역대 참모총장들이 참석했다.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를 비롯한 미래통합당 지도부 인사들도 자리했다.
 
백 장군은 한국군 최초 4성 장군으로 6·25전쟁 영웅으로 불렸지만 조선인 독립군을 토벌하기 위해 창립된 일본군 간도특설대에서 활동하는 등 친일 행적으로 엇갈린 평가를 받고 있다. 2009년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오른 인물인 만큼 국립묘지에 안장하면 안 된다는 주장과 6·25전쟁 공적을 고려해 서울현충원 안장이 아니면 홀대라는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했다.
 
이날도 안장식이 열리기 전부터 대전현충원 앞에서는 백 장군 현충원 안장 찬반 단체회원 500여명이 집결해 대치하는 상황이 벌어지며 긴장감이 조성됐다. 일부 참가자 간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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