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재테크)현대로템CB 주식전환 시작…여전히 20% 차익 기대

지금 채권 사서 주식전환 신청후 8월17일 주가 1만3천원 위면 '이익'

입력 : 2020-07-17 오후 12:30:00
[뉴스토마토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현대로템이 발행한 전환사채(CB)의 주식 전환 신청이 시작됐으나 주식 전환 시 가격과 수량 등을 감안했을 때 현재 채권은 여전히 20% 이상 차익을 낼 수 있는 가격에 거래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대로템(064350) 주가는 1만5850원으로 출발해 어제보다 소폭 오른 가격대에서 매매 중이다. 한편 채권시장의 현대로템30CB 채권은 1만3100~1만3220원 사이를 오가고 있다.
 
현대로템30CB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주주와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공모청약을 거쳐 지난 6월17일부터 거래를 시작했다. 채권시장에 상장된 첫날부터 주식 전환 시 차익을 기대하는 투자자들의 매수로 채권가격이 크게 올랐다.
 
채권가격이 급등한 덕분에 공모에 참여했던 투자자들은 지금 채권을 팔아도 31%가 넘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이다. 채권이율에 비해 엄청난 수익률이지만 많은 이들은 이 채권을 주식으로 바꿔 더 많은 차익을 낼 기회를 엿보고 있다. 주식 전환가액이 주당 9750원이므로 채권을 현대로템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주당 6000원 넘는 차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다. 채권으로 매도하는 것의 2배에 달하는 수익률이다.
 
7월17일 가격은 12시 현재.
 
걸림돌은 실시간 주식으로 전환하는 데 보름 이상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주식전환을 신청할 경우 매월 1~15일 사이 신청건은 그달 말일에 증권계좌에 주식이 들어오고, 16일부터 말일 사이 신청한 건은 다음달 15일에 주식을 입고시켜 줄 예정이다.
 
만약 주식전환 신청 후 주식으로 받기까지 그 사이에 현대로템 주가가 하락하면 이익은 기대했던 것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다. 현대로템 주식을 공매도할 수 있다면 현재의 기대수익을 확정할 수 있으나 공매도가 불가능하다. CFD 활용도 안 된다.
 
그나마 공모에 참여해 채권을 받은 투자자들은 채권을 액면가에 보유 중이어서 주식 전환가액과 현재 주가 사이의 차이가 커서 여유가 있는 편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가격으로 채권을 매수해서 주식 전환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기대이익이 작아서 따져봐야 할 것이 많다.
 
물론 지금의 시세가 주식을 수령할 때까지 계속 유지된다면, 지금 채권을 사도 20% 이상 차익을 낼 수 있다.
 
액면가 1000만원어치 채권을 현재가 1만3200원에 1320만원을 들여 매수할 경우 현대로템 주식 1025주를 받게 된다. 그때에도 주식을 현재 주가인 1만5650원에 매도할 수 있다면 284만1250원의 차익이 발생해 21.5%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
 
하지만 아직도 이 정도 기대수익이 발생하는 가격이라면 보통주의 주가가 더 하락하거나 채권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커진다. 또한 주식 전환을 보고 채권 공모에 참여했거나 상장 후 채권을 매수한 투자자들이 첫 번째 주식전환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주가와 채권가격 차이를 좁히는 요인이다.
 
그렇다면 지금 주식 전환을 목적으로 현대로템30CB 채권을 매수할 경우 현대로템 주가가 어느 선 위에 머물러 있어야 손해가 아닐까?
 
채권을 1만3200원에 매수해서 주식으로 전환하는 위의 사례를 들면, 주당 1만3000원에 주식 1025주를 매도하면 1332만원, 여기에서 거래세와 수수료를 제하면 약 1328만원으로 채권 매입비용과 비슷해진다. 즉, 주식으로 받을 때까지 주가가 1만3000원 위에서만 거래된다면 크든 작든 차익은 얻을 수 있다. 지금 현대로템의 주가와 1만3000원의 차액이 안전마진인 셈이다.
 
채권이 주식으로 전환되는 물량이 많을수록 부채가 자본금으로 변해 현대로템의 재무구조가 튼튼해질 수 있기 때문에 회사는 이런 상황을 바랄 것이다. 현대로템은 CB를 발행하면서 주식 전환 신청 개시 후 연속 15거래일 간 현대로템 주가(종가)가 전환가액의 140%(1만3650원)를 초과할 경우 채권 전액을 조기에 상환할 수 있다는 조건을 달아 놓았다. 주가가 지금처럼 1만3650원 위에 계속 머물러 있으면 회사가 언제든지 채권을 갚아 주식 전환이 불가능해질 수 있으니까 서둘러 주식으로 전환하라는 의미다.
 
그러기 위해서는 채권 보유자들이 대거 주식 전환을 신청할 수 있도록 현대로템 주가가 최대한 버텨줘야 한다. 주가가 버텨주길 바라는 이들이 많고, 주식 전환일이 다가올수록 주가와 채권의 갭이 좁혀질 가능성이 크다면, 채권가격은 더 오를 가능성도 있다. 주식 전환이 아니어도 채권 매매 차익을 기대할 수도 있는 것이다.
 
 
김창경 재테크전문기자 ck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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