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은 애플의 아이폰11으로 조사됐다. 이번달 출시 1년을 맞이한 상황에서도 여전히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2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아이폰11은 올해 상반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3770만대가 출하돼 1위에 올랐다.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시장 전체가 침체했음에도 지난해 상반기 글로벌 출하량 1위 모델이었던 아이폰XR(2690만대)보다 1000만대나 더 출하됐다.
아이폰11 성공 배경에는 낮은 출시가가 있다. 아이폰11은 이전 아이폰XR에는 없는 듀얼 렌즈 카메라와 같은 하드웨어를 탑재하면서도 50달러(약 6만원) 저렴하게 출시됐다. 옴디아는 이러한 요인들이 아이폰11 출하량 증가에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삼성전자(005930)의 보급형 스마트폰 갤럭시A51은 1140만대를 출하해 2위를 기록했다. 중저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인기를 누렸으나 출하량은 아이폰11 3분의1에도 못 미쳤다. 각각 3위와 4위인 샤오미의 레드미노트8(1100만대)과 레드미노트8프로(1020만대)와도 큰 차이가 나지 않았다.
애플은 독보적인 1위인 아이폰11 외에도 올해 출시한 2세대 아이폰SE(아이폰SE2·870만대)가 5위에 올랐다. 6위 아이폰XR(800만대), 7위 아이폰11프로맥스(770만대), 10위 아이폰11프로(670만대)까지 상위 10걸 가운데 애플 모델만 5개로 '애플 천하'를 완성했다. 옴디아는 2세대 아이폰SE 인기 이유로 최근 경기 침체를 바라보는 소비자들의 불안이 커지면서 크기가 다소 작은 2세대 아이폰SE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8위 레드미8A(730만대)와 9위 레드미8(680만대)까지 더해 샤오미 4개 모델이 상위 10걸 안에 진입한 가운데 삼성전자는 갤럭시A51을 제외하고 상위 10걸 안에 든 모델이 없었다. 올해 내놓은 갤럭시S20을 비롯해 프리미엄 모델 모두 10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삼성전자는 갤럭시A10, 갤럭시A50, 갤럭시J2코어, 갤럭시A30 등 총 4개의 모델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상위 10걸 안에 포함된 바 있다. 아이폰XR, 아이폰8, 아이폰XS맥스 등 3개 모델이 10위 안에 든 애플을 제치고 1위에 올랐지만, 불과 1년 만에 시장 판세가 애플 천하로 바뀌었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다른 업체와 비교해 출하량이 높기는 하다"라며 "데이터 집계의 경우 제조업체가 유통업체에 판매하는 '셀인' 방식과 유통업체가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셀아웃' 방식이 있다. 이번 데이터의 경우 두 방식이 섞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