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을 찾았다.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위해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제조 기술력을 가진 ASML와의 꾸준하고도 깊은 협력이 필수라고 판단한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이 부회장은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ASML 본사에서 피터 버닝크 최고경영자(CEO), 마틴 반 덴 브링크 최고기술책임자(CTO)등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기술 개발을 위한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부회장과 버닝크 CEO는 △7나노 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 장비 공급계획 및 운영 기술 고도화 방안 △인공지능(AI) 등 미래 반도체를 위한 차세대 제조기술 개발협력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 따른 시장 전망 및 포스트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미래 반도체 기술 전략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3일(현지시간) 네덜란드 에인트호번의 ASML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공장을 찾아 극자외선(EUV) 장비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이 부회장은 이날 ASML의 반도체 제조장비 생산공장도 방문해 EUV 장비 생산 현황을 직접 살펴보기도 했다. 이번 미팅에는 김기남 삼성전자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부회장이 배석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16년 11월 삼성전자를 방문한 버닝크 CEO 등 ASML 경영진을 만나 차세대 반도체 미세 공정 기술에 관한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지난해 2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만나 반도체 산업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삼성전자는 차세대 반도체 구현을 위해 EUV 기술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2000년대부터 ASML과 초미세 반도체 공정 기술 및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해 왔으며 2012년에는 ASML에 대한 전략적 지분 투자를 통해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이 부회장이 ASML 반도체 제조장비를 살피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와 ASML은 EUV 관련 기술적 난제 해결을 위해 초기부터 △EUV에 최적화된 첨단 반도체 소재 개발 △장비 생산성 향상 △성능 개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 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시스템반도체에 이어 최첨단 메모리반도체 분야까지 EUV의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고 있으며 특히 파운드리 사업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두 회사 간 협력 관계도 확대되고 있다.
이 부회장(가운데)이 ASML 관계자들과 자세를 취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EUV 노광 기술은 극자외선 광원을 사용해 웨이퍼에 반도체 회로를 새기는 기술이다. 기존 기술보다 세밀한 회로 구현이 가능해 AI·5세대(5G) 이동통신·자율주행 등에 필요한 최첨단 고성능·저전력·초소형 반도체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기술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지난 8일 출장한 뒤 약 엿새간 일정을 마치고 이날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지난 1월 브라질과 5월 중국을 방문한 데 이어 코로나19가 유럽에 재확산되는 와중에 네덜란드를 찾아 글로벌 현장 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