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이명희 신세계 그룹 회장의 지분 승계로 '정용진·정유경' 남매경영이 본격화된 가운데 정용진 부회장이 발 빠른 정기인사를 단행하며 온·오프라인 통합에 승부수를 띄웠다. 인사가 단행된 이마트 부문 계열사 6곳 대표이사 모두 1960년대생으로, 세대교체 의지도 보여줬다.
신세계그룹은 15일 이마트 부문 2021년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지난해 영입한 강희석 대표에게 이마트와 SSG.COM(쓱닷컴) 대표를 겸직하도록 했다. 강 대표는 이마트와 SSG닷컴 대표를 겸직하면서 온라인 강화를 통한 온-오프라인 시너지 창출에 주력할 방침이다. SSG닷컴은 온라인 사업의 본격적인 성장을 위해 그로서리사업본부, 신사업본부, DATA/INFRA본부, 지원본부 등으로 조직 체계 전반을 재구축했다.
강 대표이사는 1969년생으로 대표이사 가운데 가장 젊다. 송현석 신세계푸드 대표이사 역시 1969년생, 손정현 신세계I&C 대표이사 1968년생, 김장욱 이마트24 대표이사 1966년생, 김성영 이마트에브리데이 대표이사와 이주희 신세계건설 레저부문 대표이사는 모두 1965년생이다. 신세계 그룹 측은 "전체적으로 임원 수를 축소하면서, 젊고 실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기용해 인재 육성과 미래 준비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은 이번 인사에서 젊은 대표이사를 전진 배치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융합 등 변화 의지를 드러냈다. 코로나19로 인한 위기를 돌파하고 쇄신의 고삐를 죄기 위해 인사 시기를 다소 앞당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비 29.3% 감소했으나 7~9월 매출은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이 회장이 지난달 28일 정 부회장에게 이마트 지분 8.22%,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부문 총괄사장에게 신세계 지분 8.22%를 증여하면서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각각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최대 주주가 됐다.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은 2016년 각각 보유한 신세계와 이마트 주식을 맞교환한 데 이어 이번 지분 승계로 남매의 분리 경영 기조가 강화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신세계그룹의 백화점 부문에 대한 정기인사는 예년과 같이 12월 초에 시행할 예정이다. 신세계 백화점은 해외 여행객 급감으로 지난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80%까지 떨어졌다. 지난해 차정호 신세계백화점 대표이사와 장재영 신세계인터내셔날 대표를 교체하는 인사를 단행했으나, 올해는 정 총괄사장이 과감한 인사를 통해 위기 돌파 의지를 보여줄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