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가구업계에 익일배송 바람이 불고 있다. 이른바 '빅2'가 막대한 자본력 및 인프라를 앞세워 가구배송 관행을 바꾸고 있다. 비결은 물류와 시공이다.
16일 가구업계에 따르면
현대리바트(079430)는 최근 온라인몰 '리바트몰'에서 구매한 소파를 다음날 배송해주는 '내일배송'서비스를 론칭했다. 익일배송을 먼저 시작한 곳은
한샘(009240)이다. 지난 7월 한샘몰에서 구입한 제품에 대해 최소 1일에서 최대 30일까지 배송 및 시공날짜를 선택할 수 있는 '내맘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 빅2의 목표는 비슷하면서도 다르다. 현대리바트는 수도권 익일배송시스템의 품목확대를, 한샘은 익일배송시스템의 품목 확대와 전국시행을 계획하고 있다.
현대리바트의 내일배송이 가능한 것은 용인에 위치한 '스마트워크센터'의 조기가동 덕분이다. 기존 물류센터에 1400여억원을 투자해 총 5개층의 스마트워크센터를 건립하고 있다. 2021년 가동예정인 이 스마트워크센터의 4개 층은 물류센터, 1개 층은 스마트공장으로 이용된다. 그 규모가 총 8만5950㎡에 달한다. 물류저장공간은 기존에 2만3000㎡에서 6만6000㎡로 2.5배 늘어났다. 일평균 출고가능물량도 기존에 비해 66%나 확대됐다. 이뿐만 아니라 소파배송전담인력도 60% 늘렸다.
리바트 스마트워크센터. 사진/현대리바트
회사 관계자는 "가구 생산과 판매는 공간과 직결된다"면서 "가구를 생산하고 구비해둘 수 있는 대형공간, 곧 인프라 구축이 내일배송에 필수적인 요소"라고 설명했다. 센터 구축이 완료되면 소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해져 규모의 경제로 인해 가격경쟁력이 제고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소파를 시작으로 침대와 거실장 등 그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한샘 역시 내맘배송 체제를 위해 시화 온라인 물류센터를 새로 건립했다. 시흥시에 위치한 이 물류센터는 2만3947㎡(7249평)규모로 한샘몰의 상품만 취급한다. 현재 한샘몰의 700여개 품목이 내맘배송 체제로 움직이고 있다. 한샘의 물류센터는 시흥을 포함해 전국 총 14군데, 15만7000㎡에 달한다. 경기도의 4곳에서 생산과 물류가 이뤄지고 있고, 지방 10곳에서 지방배송을 맡는 식이다.
한샘몰의 협력업체 역시 이 물류센터에 입점해 배송기간 축소에 한몫하고 있다. 한샘의 물류시스템을 중소브랜드에 적용해 배송 품질과 서비스를 높인 것이다. 회사 관계자는 "가구는 배송뿐 아니라 제품 특성상 시공이 필요한 품목으로 내맘배송 서비스는 한샘의 전국적 물류망과 시공망이 합쳐져야 가능한 서비스"라면서 "품목과 함께 전국으로 배송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샘의 시화공동물류센터. 사진/한샘
한편 익일배송시스템은 소품종 대량생산체제를 기반으로 제품을 원하는 시점에 가능한 빨리 받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소비자 선택권은 저해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시대에 집안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나만의 가구', 고객맞춤형 제품을 원하는 소비자들도 점차 늘고 있고, 맞춤형 가구를 받기 위해 대기시간을 기꺼이 감수하는 고객들도 많다" 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