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북한군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유가족이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만나 실종자 수색을 위한 외교 당국의 협조를 요청했다. 사건이 발생한 지 한달이 됐지만 진상조사조차 지지부진하자 직접 관계 부처 장관을 찾은 것이다. 유가족은 이날 연평도 해상 위령제를 열고 수색 상황 등을 확인하기로 했다.
21일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오전 10시께부터 약 25분간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피살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55)씨를 비공개로 면담했다. 지난달 22일 서해상에서 공무원 피살 사건이 발생한 뒤 외교·안보 관계 부처 장관이 유가족을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면담 직후 이씨는 "강 장관에게 이번 사건에 대한 외교부의 입장과 유엔 총회에서의 대응 계획, 진상규명을 위한 외교부의 공조 방안 등을 주로 묻거나 건의했다"면서 "유엔 북한인권보고서에 한국 정부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해달라고 요청했고, 동생 시신이 중국으로 갈 가능성에 따른 중국 정부와 협조를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앞서 이씨는 지난 6일 서울 소재 유엔인권사무소에 동생의 사망 경위 등을 조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지난 15일 북한이 한국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고 유가족에 보상할 것을 촉구하며 해당 내용을 오는 23일 유엔총회에서 언급하겠다고 밝혔다.
북한에 의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사살 사건과 관련해 피살 공무원 친형 이래진씨와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이 21일 오후 인천시 중구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서해 소연평도 실종해역을 찾아 떠나기 전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래진씨와 하 태경 의원, 이씨 변호인과 의원실 관계자 2명 등 5명은 연평도 실종해역을 찾아 22일까지 현장 조사를 하고 위령제를 지낼 예정인데 21일은 해수부 공무원 실종 한 달이 되는 날이다. 사진/뉴시스
실종된 지 한달이 지난 이날 유가족은 연평도 해역에서 해상 위령제를 연다는 계획이다. 이씨는 인천항 인천여안여객터미널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늘이 실종 한달, 내일은 사망 한달이 돼서 바다에 가서 막걸리 한잔이라도 뿌리고 오겠다”며 “앞으로 진상 규명에 관련된 구체적인 입장 정리도 하고 방향설정을 관리하는 마음가짐을 다잡고 올 생각"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유가족과 동행한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정부가 희생자의 명예를 너무나 가혹하게 짓밟았다”며 “국회 정부가 잘 못한 일을 바로잡고, 희생자의 명예 회복과 진상규명을 위해서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