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전이 막바지에 돌입했다. 역대 WTO 사무총장 가운데 아프리카 출신이 없었던 만큼 나이지리아의 응고지 오콘조-이웰라 후보의 낙승이 예상됐지만, 우리 정부의 전방위 지원과 유 후보자의 '통상 전문성'이 평가받으면서 현재 판세는 예측불허다.
25일 청와대 등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7월부터 독일·러시아·인도·브라질·이집트 등 13개국 정상과 통화하고 73개국에 친서를 발송하며 유 본부장 지지를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유 본부장은 통상전문가로 WTO 개혁과 다자무역체제 강화를 이끌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유 본부장도 이달 13∼23일 승부의 키를 쥔 유럽 각지를 오가며 지지를 호소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최종 결선 종료를 앞두고 아시아-태평양,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 등 전 세계에 걸친 다수의 고른 지지 기반을 확보한 것 같다"고 전했다.
WTO는 지난 19일부터 27일까지 164개 회원국을 상대로 유 본부장과 오콘조-이웰라 후보에 대한 최종 선호도 조사를 하고 있다. 과반 득표선은 82표로, 회원국 간 컨센서스(합의)를 도출해 선출시한인 11월7일까지 신임 사무총장을 결정한다. 특히 국제 무역 영향력이 큰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EU) 세 곳이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가 관건이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유 본부장을, 중국은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EU는 오콘조-이웰라 후보를 지지하는 기류였지만, 동유럽과 발트국가가 유 본부장 지지로 돌아섰다. 여기에 WTO에 중국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는 후문이다.
또한 미중 무역 갈등과 코로나19로 현재 WTO가 사실상 기능 마비상태인 것 역시 변수다. 나이지리아 후보는 25년간 세계은행(WB)에서 근무하고 국제백신연합(GAVI) 이사회 의장 등을 역임해 인지도가 높지만 통상부분 경험은 없다.
반면 유 후보자는 현직 통상전문가로 풍부한 현장 경험이 장점이다. 유 본부장은 "위기에 처한 WTO를 정상화하려면 취임 첫날부터 바로 일할 수 있는 통상 전문성을 갖춘 자신이 사무총장에 적격자"라고 자신한다. 코로나19 방역과 경제위기에 선방한 한국 출신이라는 것도 긍정적으로 평가받는 부분이다.
유명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출마한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 선거전이 막바지에 돌입했다. 사진은 유 본부장이 지난 12일 오후 유럽으로 출국하는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