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백주아 기자] 미국 대선 승기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에게 기우는 가운데 대북 문제를 두고 바이든 후보가 버락 오바마 미국 전 대통령 때보다는 적극적인 태도를 취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실상 북핵 문제 해법을 찾지 못한만큼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특별히 더 나쁠 것도 없다는 분석이다.
김준형 국립외교원 원장은 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바이든 후보가 오바마 때 부통령으로 있을 때와 지금 상황은 다르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 3기 '전략적 인내' 전략이 반복되기에는 이미 북한이 핵 무장을 완료했기 때문에 그때처럼 방치와 무시 전략을 되풀이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전략적 인내란 버락 오바마 정부 8년간 이어진 대북정책 강경 기조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차원의 제재 등 경제적 압박을 지속하며 북한의 붕괴를 기다리는 것을 의미한다.
김 원장은 "바이든 후보 캠프 내에 여전히 대북 강경파도 많지만 북한의 핵 메뉴가 다양해져서 한번에 비핵화 못시킨다는 것이 내부에서 계속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렇다면 북한이 원하는 일종의 단계적 비핵화 접근의 (대북 협상)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은 트럼프'라는 세간의 통념과 달리, 대북 정책에서 바이든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보다 나쁠 것이 없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를 최우선 순위로 두긴 했지만 실천 과정에서 갈등도 있었고, 결국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를 통해 얻은 게 없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4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4일(현지시간) 자택이 있는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앞서 바이든 후보는 지난 22일(현지시간) 미국 테네시주 내슈빌의 벨몬트대에서 열린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한반도가 핵에서 자유로운 지역이 되고, 북한이 핵 능력을 끌어내리겠다는 조건하에 김 위원장과 만나겠다”고 밝혔다. 북핵을 비난하면서도, 오바마 전 행정부 때와의 강경한 대북 태도와는 다르게 북미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다만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 이후 비핵화 프로세스는 트럼프 대통령 식의 정상 간 '탑다운' 방식이 아닌, 실무협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뒤 정상 간 회담으로 단계를 밟아가는 '바텀업' 방식으로 바뀔 전망이다.
백주아 기자 clockwork@etomato.com